롯데쇼핑이 연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적자 점포의 상당수를 철수시키는 등 대규모 몸집 줄이기에 착수한다. 오프라인 유통 전체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업계 1위 롯데쇼핑의 다운사이징이 유통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이 같은 적자 점포 철수를 통한 사업 효율화 방안을 수립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점포 중 20~30%는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중에서도 적자를 내고 있는 20%가량의 점포에 대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쇼핑 자회사인 롯데하이마트 또한 자산유동화 등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간다. ★관련기사 2면
롯데쇼핑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도 영향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의 타격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장보기 등 소비 패턴 변화로 이미 오프라인 유통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신종 코로나 사태가 겹쳤다”며 “롯데뿐 아니라 다른 유통사들도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의 슬림화 추진에는 무엇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신 회장은 지난달 1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최근 경영성과에 대한 뼈아픈 성찰을 요구하면서 경쟁력 없는 사업에 과감히 메스를 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의 외형경쟁은 이미 끝났고 이제부터는 내실과 이익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면서 “올 한 해는 다이어트와 미래사업 발굴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