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전 확진자 동선부터 확인...‘코로나 지도앱’ 봇물

확진자 방문장소 한눈에 파악 가능
이용자의 위치와 동선 비교하고
머무른 시간 추정 등 상세 설명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확진자 방문지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화면/우한폐렴접촉검사 캡처


#돌이 지난 아이를 키우는 홍모(33)씨는 아이 병원 검진을 가기 전 ‘코로나맵’ 사이트를 열고 목적지 인근의 위험도부터 따져봤다. 확진자가 방문한 곳을 피해 경로를 짜기 위해서다. 이모씨는 “최근엔 외출 자체를 피하고 있고 굳이 나가야 할 일이 있으면 혹시 모를 위험을 막기 위해 확진자 방문지를 지도로 꼼꼼하게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우려가 국내에서도 계속 커지면서 확진자 동선과 인근 진료소 등 핵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15번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방문지역이 대폭 늘어나자 지도를 통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이용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비스는 확진자들의 동선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맵 서비스 ‘코로나바이러스 현황 지도(코로나맵·http://coronamap.site)’다. 지난달 30일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수백만명이 다녀가고 있다.

이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 지역의 확진자 방문 장소와 진료소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 알리미(https://corona-nearby.com/)’도 새롭게 개발됐다. 예를 들어 서울 광화문역에서 앱으로 위치 공유를 하니 강북삼성병원과 종로구보건소 등 인근 진료소가 표시됐다. 또 한성대입구역으로 목적지를 검색하니 빨간 역삼각형 모양의 확진자 방문지 표시 6개가 떴다. 각각의 역삼각형을 누르면 ‘5번째 확진자 방문 마사지샵’‘6번째 확진자 방문 교회’ 등 설명이 뜨는 식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신종 코로나 관련 정보를 모아 놓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실시간 상황판(https://wuhanvirus.kr)’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세계 국가별 감염 현황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국내 확진자들의 위치와 날짜별 동선 기록이 표시돼있다.

확진자들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나오고 있다. ‘우한폐렴접촉검사’ 앱은 이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기록해서 확진자 동선과 비교 검사를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서울 마포에서 스마트폰 GPS를 켜고 앱의 ‘위치, 시간 기록 작동’을 누르니 광화문까지 이동하는 시간별 위치가 기록됐다. 새로운 확진자가 발생해 동선이 공개될 경우 ‘검사’ 버튼만 누르면 이용자의 위치 기록을 바탕으로 확진자와 과거 접촉이 있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해당 앱은 “확진자와 이용자의 시간별 이동 정보가 몇 미터 이내에 같은 시간대에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접촉한 것으로 판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도에 표시된 확진자 방문지를 누르면 어느 장소인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는지 등의 설명이 제시된다. 해당 앱은 2만 5,000명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앱을 만든 개발자는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 당시 가족을 지키고 싶어 개발했던 것을 이번 신종 코로나 때 다시 출시하게 됐다”라며 “고맙다는 반응들이 계속 오고 있어 안드로이드 버전 이외 아이폰용 앱까지 만들고자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용자들 역시 관련 정보를 공유하거나 필요한 내용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다. 한 이용자는 ”자주 들어가는 온라인 카페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공유받아 이용 중”이라며 “업데이트를 더 빨리 해달라거나 접촉자들의 분포도 궁금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는 얘기도 들어봤다”고 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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