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접촉자 230명 폭증…추적 안되는 '숨은 접촉자' 더 위험

[신종코로나 구멍 뚫린 방역망]
'잠복기 감염' 가능성 높아
증상 발현 전 1~2일까지
접촉자 기준 강화한다지만
극장·CCTV 없는 목욕탕 등
방역망 밖 접촉자 파악 못해
2번환자는 호전…퇴원 검토

신종코로나 12번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수원역 인근 환승센터에서 수원도시공사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의 접촉자가 3일 기준 총 913명으로 전날의 683명에 비해 230명 폭증했다. 밀접접촉자는 474명, 일상접촉자는 439명이며 이 중 5명은 앞서 신종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913명에는 10번·11번·13번·14번 환자의 접촉자가 포함되지 않은데다 이미 파악된 접촉자 수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소 1,000명을 훌쩍 넘는 접촉자가 국내 곳곳에 머무르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4일부터 일상·밀접접촉자 분류를 없애고 일괄 ‘접촉자’로 구분한 뒤 자가격리 조치한다”며 “지금까지 발생했던 일상접촉자 역시 재분류 작업을 거쳐 능동감시 대상과 자가격리자로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바뀐 기준에 따라 증상이 있는 확진환자와 2m 이내 접촉이 이뤄지거나 확진환자가 폐쇄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기침을 한 경우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은 전원 접촉자로 분류하고 자가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자가격리자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1대1 담당자로 지정해 관리 및 지원하도록 했으며 격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아울러 어린이집 종사자와 같은 접촉자의 자세한 정보를 지자체 보육 관련 부서에 통보하는 등 정보를 지자체 소관부서에 제공해 적극적인 조치 및 협조가 이뤄지도록 한다.


사례 정의도 오는 7일부터 강화된다. 잠복기 감염 우려가 높아진 만큼 증상이 발현되기 하루나 이틀 전에 접촉했던 사람들도 접촉자 명단에 포함해 관리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과 별개로 각 국가에 맞는 기준이 있다”면서도 “접촉 기준을 발병 하루 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포함해 지침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접촉자 관리에서 기존 방역망은 이미 허점을 드러낸 바 있다. 3번 환자(54세 남성)와 같은 테이블에서 1시간 넘게 식사를 했던 6번 환자(55세 남성)는 식사 당시 3번 환자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상접촉자로 분류되면서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은 채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했다. 방역당국은 3번 환자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증상 발현 시점이 6시간가량 앞당겨지자 6번 환자를 밀접접촉자로 재분류했지만 아내와 아들 등 가족 2명에게 감염이 진행됐다.

방역망 밖의 접촉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극장이나 면세점·사우나 등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한 사례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12번 환자는 발병 이후 두 차례나 극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했으며 KTX를 타고 강릉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극장과 KTX 객차는 모두 밀폐된 공간에서 음식 등을 먹으며 2시간가량 머무는 장소인 만큼 많은 사람과 밀접접촉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나 현금을 이용해 탑승한 승객은 폐쇄회로(CC)TV만으로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8번 환자가 방문했던 목욕탕은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잦으며 특성상 CCTV 설치조차 불가능하다.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기도 하는 장소다. 정 본부장은 “목욕탕의 접촉자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현금영수증 등을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추후 따로 이야기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3차 감염자가 속출하고 접촉자가 900명을 넘은 현 상황에서 제한된 역학조사관 인력으로 모든 접촉자를 찾아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확진자의 모든 동선을 마스크 착용 여부, 음식 섭취 여부 등 세세한 내역까지 전부 공개한 뒤 동선이 겹치는 이들의 신고를 받고 검증해 접촉자를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번 환자는 폐렴 증상이 호전돼 퇴원을 앞둔 것으로 밝혀졌다. 정 본부장은 “2번 환자는 폐렴 증상도 호전됐고 유전자증폭검사에서도 음성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중지하고 퇴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번 확진자는 55세 한국인 남성으로 지난달 22일 우한에서 상하이를 거쳐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검역 과정에서 발열이 있어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 뒤 택시를 타고 자택으로 귀가했다. 그는 이튿날 인후통이 심해지자 보건소에 신고해 진료를 요청했고 다음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세종=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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