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일 원옥금 주한 베트남교민회회장을 21대 총선 16번째 영입 인재로 발표했다. 원 회장은 베트남 출신으로 지난 1996년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결혼 이주 1세대다. 이후 15년간 한국 이주 다문화 가정과 이주 노동자 권익 증진을 위해 활동해왔다.
민주당의 다문화 인권 분야 첫 번째 영입 사례인 원 회장은 결혼과 동시에 한국으로 이주해 1998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원 회장은 2004년 한-베 다문화가정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진으로 이주 여성들을 상담하면서 본격적 이주민 인권활동가의 길을 걷게 됐다. 2007년 이주 여성 긴급전화상담을 시작으로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이사, 서울시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 인권다양성분과 위원,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장 등을 맡았다. 2014년에는 재한베트남공동체를 결성해 대표로 활동했고, 2017년 20만 명 회원을 가진 주한 베트남교민회회장에 취임했다. 현재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원 회장은 이주민들의 법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방송통신대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며, 2013년에는 건국대 행정대학원 법무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활동 범위를 넓혀 이주노동자 권익 보호와 이주민들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이주민 정책을 지자체에 제안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2017년 세계인의 날 기념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생김새와 피부색이 약간 다르다고 해서 마음까지 다르진 않다”며 “세금도 내고 투표도 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우리 자식들 사랑하는 마음, 우리 공동체를 더 좋은 사회로 만들고 싶은 마음, 우리나라를 더 잘사는 나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은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의 다름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이 정말 자랑스럽다. 차별받지 않는 나라, 함께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치참여를 제안해주신 민주당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입당 소회를 밝혔다.
원 회장은 “남편 하나 믿고 찾아온 한국은 정말 낯선 타국이었다”며 “이주민을 바라보는 편견에 상처받기도 하고 차별에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편견과 차별은 그저 혼자 견뎌야만 하는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살아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이제 조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더불어 행복을 누리는 국민이 되고 싶었다. 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언제까지 외부인으로 살아갈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지금 우리나라에는 240만 넘는 이주민이 있다”며 “이들 역시 저와 같이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싶어 하지만 이주민의 소망과 현실은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정폭력에, 잘못도 없이 이혼당하고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살지 못하는 여성들, 차별로 눈물짓는 아이들과 청년, 이유도 모른 채 부당해고를 당하고도 하소연할 곳도 없는 노동자들,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서러운 이주민들이 있다”며 “새로운 대한민국 100년은 차별과 편견 없는 우리 모두의 힘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이라는 꼬리표가 없는, 공동체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함께하면 새로운 100년은 더 강하고 품격 있는 대한민국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어디 출신이든, 지위가 무엇이든,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 존중받고 대접받는 나라, 모두의 사랑으로 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