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발병과 확산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중국이 차지하는 글로벌 경제 내 비중과 신흥국 주식시장 내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벼이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유행성 전염병은 당장은 주가, 환율 등과 같은 가격지표에, 이후에는 제조업 및 소비 등과 같은 체감 경제지표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실물 경제지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물론 경제적 손실 기간은 다르다. 예를 들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에는 1개월여 조정과정을 거친 후 코스피와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반등했고, 원·달러환율도 하락 전환했다. 하지만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에는 발생 3~4개월 후 코스피와 글로벌 제조업 PMI가 반등했고, 원·달러환율도 하락 전환했다.
2003년과 2015년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미국과 중국의 통화 및 재정 확대 정책의 공조 여부였다. 2003년은 양국 모두 확장을 선택했고, 2015년은 그렇지 않았다. 다행히 지금은 미국과 중국 모두 통화완화정책을 취하고 있다. 향후 중국은 성장률 둔화 방어를 위해,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재정지출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경제적 손실 기간은 사스 때와 비슷하게 길지 않을 수 있다.
지금 글로벌 증시 주도주는 4차산업의 중심인 미국이고 플랫폼과 IT(정보기술) 섹터다. 또 미국은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기업의 이익은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중국 내수 수요가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여파가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 4차산업 기업 중심의 이익 증가 추세도 중장기적으로 유효해 보인다.
올해는 글로벌 4차산업과 IT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밸류체인 관계를 감안 시 국내 IT기업의 매출과 이익도 동반해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처럼 주식시장에서 가격 조정이 진행되는 국면에서 최선의 전략은 시간을 갖고 주도주(4차산업·IT) 조정을 매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