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 후 소독액 사용 지시하는 중 격리시설 안내문.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자의 대변이나 소변을 통해서도 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당국은 이런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의 ‘우한 체류 이력자’ 집중관찰 시설에서는 새로 들어온 관찰 대상자들에게 생활 안내문을 나눠준다. 안내문에는 매번 대변이나 소변을 보고 나면 변기에 250㎖의 소독액을 붓고 1시간 후에 내리라는 요구사항이 나와있다.
실제로 방에 딸린 화장실의 변기 옆에는 대형 용기에 든 소독액이 비치되어 있다.
이런 조치는 중국 당국이 대소변을 통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위층에 살던 남성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된 특이 사례가 발생하면서, 대소변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에 세계인의 관심이 크게 쏠렸다.
이 남성은 최근 집 밖으로 전혀 외출한 적이 없었다.
중국 격리시설 화장실에는 소독액이 비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네이멍구자치구의 감염 사례가 화장실 변기에서 물을 내릴 때 만들어진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하수관을 타고 이동해 이웃 주민을 전염시켰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목하고 있다.
또한 대소변 속에서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일정 시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제3 인민병원은 지난 1일(현지시간) “병원 간질환 연구소가 신형코로나 확진 환자의 대변으로 진행한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리보핵산(RNA)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환자의 대변에 살아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3일 열린 포럼에서 “소변 또는 대변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면 호흡기뿐만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신종코로나가 전파될 수 있다”며 “(과거) 사스 바이러스는 소변에서 24시간, 대변에서 2일, 설사에서 4일까지 생존했다”고 밝혔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