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들은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공개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금리동결 의견을 낸 금통위원들은 미·중 무역관계와 반도체 경기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함을 우려하면서도 수출과 민간소비 등이 부분적이나마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판단했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 연 1.25%를 동결하기로 결의했다. A위원은 “올해 국내 경제의 성장과 물가 흐름은 지난해 11월의 전망경로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러 가지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이 잠재해 있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조가 국내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더불어 민간의 부채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안정의 필요성을 고려해도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동결 의견을 낸 B위원도 “지난 2년여 간 성장률 하락이 집중됐던 제조업부문의 일부 지표가 아시아신흥국을 중심으로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건설부문 조정국면이 관련 산업에 대한 규제강화 영향으로 장기화할 수 있고 노동시장에 대한 여러 미시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간부문의 회복정도가 과거 경기 순환기에 비해 제한적일 가능성에는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낸 C위원은 “통화정책이 우려해야 하는 전반적인 유동성 여건과 주택가격의 급등이라는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에 의문이 든다”며 “주택가격지수에 의한 우리나라 주택가격 상승률은 2018년 1.1%에서 2019년 0.4%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