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5일 오전 광주 21세기병원에서 음압 병동이 마련된 전남대병원으로 가기 위해 병원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광주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16번째 확진자가 광주 21세기병원에 일주일 넘게 체류하면서 모두 272명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첫째 딸이 18번째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16번째 환자가 ‘슈퍼 전파자’, 광주 21세기병원이 ‘슈퍼 전파지’가 될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질병관리본부는 광주지역 신종 코로나 확진자인 16번째 환자에 대한 이동경로 등 역학 조사 경과를 발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6번 환자는 현재까지 306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광주 21세기병원에서 272명과 접촉해 가장 많았고, 전남대병원 19명, 가족·친지 등 15명 등으로 집계됐다.
접촉자 306명은 지금까지 인원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전날 666명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된 12번 환자는 접촉자 재분류 과정에서 이날 219명으로 줄었다. 정 본부장은 “16번 환자는 지난달 19일 가족과 태국 여행 후 입국했고, 25일 저녁부터 오한 증상이 발생했다”며 “당시 광주 21세기병원 1인실에 입원한 딸과 함께 지냈다”고 말했다.
질본이 공개한 16번째 환자의 동선에 따르면 19일 귀국한 이 여성은 1월 25일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전남 나주시 친정집을 방문한 뒤 오후 8시쯤 광주광역시 자택으로 귀국했다. 오한 증상은 이날 저녁부터 발생했다. 26일에는 종일 집에 머물렀다.
발열 증상이 이어지자 27일 광주 21세기병원을 방문했다. 같은 병원에서 인대접합수술을 마친 뒤 입원 중인 딸과 함께 1인실에 머물다 오후 6시쯤 자가용을 이용해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실을 찾아 진료를 마치고 오후 10시쯤 다시 광주 21세기병원으로 이동했다.
설 연휴 기간 동안 광주우편집중국 직원과 점심식사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광주우편집중국을 임시 폐쇄하고 근무하는 모든 직원을 귀가하도록 한 뒤 자가격리 조치했다.
이후 28일부터 2월 2일까지는 광주 21세기병원에서 딸 간병과 본인 진료를 위해 병원 내에서 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일주일 동안 접촉자는 272명이다. 이 여성은 이후 3일 광주 21세기병원 진료 결과 폐렴 악화 소견이 나오자 다시 전남대병원을 방문해 격리조치됐고, 다음날인 4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 모녀의 감염 경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 전날까지 SNS를 중심으로 떠돌던 16번째 환자가 광주 수완지구 롯데아울렛에 근무하고 롯데시네마, 터미널, 첨단사우나 등을 다니며 1,300여명을 만났다는 글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