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조원대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 타이틀 굳히기에 들어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모든 금융 업권에서 1위에 오르겠다’며 진두지휘한 ‘원(one) 신한’ 전략에 따라 과감한 인수합병(M&A)과 은행·카드·금융투자·캐피털 등 계열사 간 시너지로 이자이익은 물론 비이자이익의 기반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부문 이익이 1년 만에 23% 급증하면서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달성’이라는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3조4,03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또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지난 2018년 1년 만에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신한금융에 내준 KB금융은 오는 6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KB금융의 지난해 순익을 3조3,00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어 ‘어닝 서프라이즈’가 없다면 이번에도 신한금융이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그룹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양쪽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견고한 은행 대출 성장에 힘입어 그룹의 총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4.8% 증가한 7조9,830억원에 달했다. 비이자이익(3조1,520억원)은 전년보다 33.3%나 급증해 처음으로 3조원 문턱을 넘겼다. 오렌지라이프 편입에 따라 보험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늘었고 투자은행(IB)·신탁·리스 등 개별사업 부문의 성과도 개선되면서 수수료이익이 10.5% 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부문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은행뿐 아니라 IB·카드·금투 등 비은행 부문도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면서 그룹의 글로벌 손익(3,979억원)과 글로벌투자금융(GIB) 부문의 영업이익(6,784억원)이 각각 23.3%, 41.8%나 뛰었다. 그 결과 그룹 내 글로벌 이익 비중은 12%로 확대됐고 이와 맞물려 비은행 이익 비중 역시 34%로 3%포인트 올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원 신한’ 협업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IB 시장 중심으로 차별적인 성과를 달성했다”며 “비은행·글로벌 등 이익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경상이익 성장세를 실현한 것이 이번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자평했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이 전년보다 2.2% 증가한 2조3,2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도 원화대출금이 7.4%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5,088억원으로 전년보다 2% 감소했고 신한금융투자도 12.1% 감소한 2,2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