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새해 첫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린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앞에서 민주노총·참여연대 관계자들이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방기 규탄 및 주주활동 촉구 피케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들이 효성·대림산업·삼성물산 등 사회적 논란이 있는 기업들의 경우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이 반(反)재벌 목표를 위해 국민연금을 압박하는 모양새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노총,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5일 국민연금 기금운영회가 열린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효성·대림산업·삼성물산 등에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 기업은 회장이나 이사 등이 횡령·사익편취행위·배임 등으로 기소되거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노총은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간 벌어진 한진칼 경영권 분쟁 등으로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활동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공염불에 불과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경영진으로서 부적절한 조 전 부사장, 조 회장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등 한진칼의 기업 지배구조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진처럼 재벌가의 횡령·배임 등의 혐의가 있으면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법상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각 회사 주주총회일 6주 전까지 각 회사에 주주제안을 통보해야 한다. 주요 회사의 주주총회가 주로 3월에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일정상 이날 열리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주주제안을 의결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기업가치를 훼손한 기업에 이사의 해임이나 정관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주주제안을 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실제 별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행동을 압박하는 모양새라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