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무 거부’를 이유로 측근 당직자들을 해임하기 며칠 전 이들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손 대표가 당 안정화를 촉구하기 위해 자신을 찾은 이들에게 “개X끼들” “당 대표 절대 못 그만둔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그런 것에 답을 할 것이 없다”고 했다.
5일 서울경제의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손 대표는 당시 임재훈 사무총장, 이행자 사무부총장, 장진영 비서실장 등과 지난달 31일 인사동의 한 주점에서 회동했다. 처음에 안국역 부근 카페에서 기다리던 이들은 손 대표와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자 손 대표가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이찬열 의원 등의 탈당을 막아 원내 교섭단체를 유지하자는 목적에서다.
지난달 31일 당시 ‘욕설’ 사건이 발생한 테이블./방진혁기자
이들은 구석 테이블에 착석했다. 당시 주점에는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한 당직자가 호남 의원들의 ‘최후 통첩’ 이야기를 꺼내자 손 대표가 “개X끼들”이라고 하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호남 의원들도 개X끼들, 다 나가라 그래라”며 자리를 함께한 당직자를 보며 욕을 했다고 한다. 이어 손 대표는 막걸리를 마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 문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당직자들에게 “이X끼들, 나 못 나간다. 대표 그만 못 둔다. 절대 못 나간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손 대표가 자신들을 향해 “너희들도 다 그만둬라”는 말과 함께 수차례 욕설을 했다고 전했다.
한 당사자는 “모욕적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표현했다. 이어 “선을 넘으셨다. 취하셨어도 할 말, 안 할 말이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여성 당직자를 언급하며 “(욕을 듣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벌어졌던 소동에 대해 손 대표는 “그런 것에 답을 할 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그날 술 한잔 먹고 있었는데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사흘 뒤인 3일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에 이들 당직자가 불참하자 “핵심실무자들이 당권투쟁의 일환으로 출근을 거부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4일에는 이들을 당직에서 해임했고 이날 새 당직자 임명식을 가졌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