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에 참여하면서 입찰을 담합한 SK건설과 삼성물산은 정부로부터 받은 설계보상비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국가가 SK건설과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설계보상비 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SK건설과 삼성물산은 지난 2009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 ‘금강 살리기’ 공사에 입찰하면서 서로 담합해 대우건설의 낙찰을 도왔다. 이들 건설사는 입찰 가격을 조작하거나 낙찰 가능성이 낮은 설계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담합에 나섰고 결국 대우건설이 낙찰됐다.
계획대로 입찰에 탈락하자 정부로부터 설계보상비 명목으로 SK건설은 9억4,000만원을, 삼성물산은 6억7,000만원을 받았다. 설계보상비는 입찰에 참여했으나 탈락한 입찰사에 정부가 지급하는 금액이다. 이에 국가는 이들 건설사의 담합이 입찰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며 설계보상비 전액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대우건설의 단독 입찰임에도 경쟁자가 있는 것처럼 형식적으로 입찰에 나선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담합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SK건설과 삼성물산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기각하면서 설계보상비 반환이 확정됐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