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부티지지(왼쪽) 전 미국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그의 남편인 채스턴 글래즈먼./EPA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동성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민주당원에 대해 부티지지 캠프 측 자원봉사자가 차분하게 답변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눈길을 끌었다.
NBC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2분여 분량의 영상에서 중년의 한 백인 여성 민주당원이 3일 열린 미 아이오와 코커스 당시 부티지지 후보를 지지했다 동성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 여성 당원은 가슴에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배지를 달고 있어 클로버샤 의원을 지지했으나 1차 투표에서 15% 득표에 실패하자 2차 투표에서 부티지지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원은 “동성결혼 파트너가 있다는 말이냐? 피트한테?”라고 묻더니 부티지지 측 자원봉사자 니키 반 덴 히버가 그렇다고 답하자 “농담하느냐. 나는 백악관에 그런 사람 원치 않는다. 내 투표용지를 돌려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반 덴 히버는 “모르겠다. (이미) 서명을 한 것이라 가서 (담당자에게) 물어봐야겠다”고 답하더니 “중요한 건 그(부티지지)가 인간이라는 것 아니겠느냐. 당신과 나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여성 당원은 “부티지지는 성경을 읽어보는 게 좋겠다”면서 성경에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 되물었다. 이에 반 덴 히버는 “당신의 관점을 완전히 존중한다. 정말이다”라며 “하지만 성경이 씌어질 때 우리가 근처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답변했다.
이 영상은 트위터에 게시돼 32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영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존중을 담아 답변한 반 덴 히버가 자랑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반 덴 히버가 그 당원에게 가닿지는 못했지만 나는 그게 변화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진정하고 깊은 변화는 눈을 들여다보며 공감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아이오와주에서 처음 진행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97% 개표 현재 1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1982년생으로 올해 38세인 부티지지 전 시장은 2018년 중학교 교사인 채스턴 글래즈먼과 동성결혼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