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컬슨(왼쪽)과 닉 테일러가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 챔피언 조 대결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페블비치=AFP연합뉴스
‘텃밭’에서 역전 우승을 노린 필 미컬슨(50·미국)이 대회 2연패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미컬슨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80만달러)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쳤다. 1타 차 2위에서 뒤집기를 넘봤던 그는 최종합계 14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3위로 한 계단 밀리며 대회를 마감했다. 19언더파로 정상에 오른 닉 테일러(32·캐나다)와 격차는 5타로 더 벌어졌다.
우승컵을 들어 보이는 닉 테일러. /AFP연합뉴스
지난해 이 대회 다섯 번째 우승으로 통산 44승을 쌓았던 미컬슨은 이날 6번홀까지 버디 3개를 잡으며 순항했다. 하지만 기선 제압을 노린 미컬슨의 바람과는 달리 테일러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테일러는 4번(파4), 5번홀(파3) 연속 버디에 이어 6번홀(파5)에서는 그린 주변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홀로 빨려 들어가는 이글까지 터뜨려 오히려 2타 차로 달아났다. 그러자 미컬슨이 샷 난조로 8번홀(파4) 더블보기와 9번홀(파4) 보기를 적어냈다.
5타 차 리드를 안은 테일러는 후반 들어 경쟁자들보다는 순간 최고 시속 64㎞로 불어닥친 강풍과 싸워야 했다. 11번·12번홀 연속 보기에다 14번홀(파5) 더블보기로 후반 들어 3타를 잃으면서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남은 홀에서 2개의 버디를 추가해 2위 케빈 스트릴먼(미국·15언더파)에 4타 앞선 여유로운 우승을 차지했다. 미컬슨은 10번홀 버디로 후반을 시작한 후 보기만 3개를 보태 준우승에도 못 미쳤다.
‘쇼트게임 달인’ 미컬슨은 13번홀(파4)에서 마법 같은 플레이로 갈채를 받았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러프로 보내 난처한 상황을 맞았다. 홀까지 42야드를 남기고 왼쪽에는 TV 중계탑이, 오른쪽에는 나무가 가로막고 있었다. 높이 쏘아 올린 볼은 중계탑을 넘어 그린에 떨어진 뒤 가장자리에 멈췄고 미컬슨은 7.5m 거리에서 퍼터로 홀에 넣어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세계랭킹 229위로 이 대회에 나온 테일러는 담대한 경기로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11월 샌더슨팜스 챔피언십에서 데뷔 네 번째 출전 만에 생애 첫 승을 거둔 후 5년여 만에 정상에 서는 감격을 누렸다. 나흘 내내 선두를 지킨 그는 2005년 이 대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한 미컬슨과 대결하며 15년 만에 완벽한 우승을 재연하며 140만4,000달러(약 16억7,000만원)의 상금을 손에 넣었다.
공동 9위(8언더파)로 마친 조던 스피스(미국)는 지난해 8월 노던트러스트 이후 첫 톱10 입상으로 세계 50위 내에 재진입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