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가 역대 최대 규모 배당을 결정하면서 논란이다. 회사가 한 해 벌어들인 것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주주들에 지불해 대주주인 피치만 웃게 됐다는 지적이다.
한기평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배당금을 주당 8,518원으로 결정했다. 2018년 당기순이익(123억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회사 총자산(1,203억원)의 32% 규모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순이익 내에서 배당을 하는데 이례적 조치다. 지난해 연결 순이익 대비 배당성향으로는 200%를 초과할 전망이다.
한기평은 과거 10년 동안 65%의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이번 배당으로 10년간 누적한 현금성자산을 한꺼번에 지출하게 됐다. 배당 후 한기평의 현금성자산은 10년 전과 비슷한 287억원 으로 급감하게 된다. 대신 한기평의 최대주주(73.55%)인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280억원의 배당금을 손에 쥐게 됐다.
이같은 파격적 배당은 금융당국이 마련한 신용평가사 대주주 적격성 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신용평가사 대주주 적격성 요건에 ‘신용평가사의 공익성과 경영건전성, 건전한 시장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을 것’이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신평사의 대주주가 배당 확대 등 주주이익 확대에만 몰두하면 기업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본래 사업에 악영향을 줄수 있어서다.
한기평 직원들은 금융당국에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년간 쌓아온 이익을 회사에 대한 재투자가 아닌 대주주 배불리기에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