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남부경찰서 소속 박대성 경위
“세 차례 우한 교민 수송 임무를 모두 무사히 완수해 뿌듯합니다. 국가 위기상황에서 공무원으로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12일 오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3차 전세기 편으로 귀국한 교민·중국인 가족 147명 중 무증상자 13명을 33인승 경찰버스에 태우고 경기도 이천 국방어학원으로 이송한 수원남부경찰서(서장 오문교 경무관) 소속 박대성(51) 경위는 임무를 마친 뒤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경위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쉽게 안 오지 않느냐”며 “국가 중대 사안에 일익을 담당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수원남부경찰서 산하 인계파출소 4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우한 교민을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송한 것을 포함해 이날까지 총 세 차례 차량운전 임무를 수행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세 차례 모두 이송 업무에 투입된 경찰관은 박 경위를 포함해 5명 정도에 불과하다. 박 경위는 1·2차때 각각 15명의 무증상자를 이송했다. 세 차례에 걸쳐 그가 교민들과 버스에서 함께한 시간은 7시간이나 된다.
그는 “1차부터 3차까지 수송차량 운전을 자원했다”며 “새로 인력이 투입되는 것보다는 경험자가 나서는 게 임무 수행 및 동료들에게 도움이 될 듯해서 3차에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선진 의료 시스템을 믿었기에 감염에 대한 공포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버스에 탑승해 지친 표정을 짓는 교민들을 봤을 때는 자신도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박 경위는 “처음 임무에 투입돼 방호복과 방역 마스크를 쓸 때는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교민들에게는 내색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 위해 교민들의 캐리어를 옮기는 것을 도와줬고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았을 때 뿌듯했다”고 전했다.
다만 세 차례 업무에 지원할 때 한번도 가족들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박 경위는 “내가 업무에 투입된 것을 가족들이 뒤늦게 알아 원성을 듣기도 했다”며 “나 때문에 불안해할 가족들한테는 조금 미안하기도 하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추가 교민 수송 업무에는 지원하지 않을 예정이다. 3일간의 공가(公暇)를 거쳐 다음주 월요일에 본업에 복귀할 예정이다. 박 경위는 “우한 교민 수송 업무에 투입된 운전자들만 따로 묵는 숙소에서 머문다”며 “업무를 보면서 2주 정도의 잠복기 기간에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 활동공간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