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재무구조 개선책 통했다

작년 연말 차입금 3조 가까이 줄어
인재원 부지 매각 등 유동성 확보
美슈완스 인수 이전 수준으로 회복

CJ제일제당의 과감한 유동성 확보책이 통했다. 가양동 부지·인재원부지 매각 등 다각적인 노력으로 지난해 연말 순차입금이 3·4분기 대비 연결 기준 3조원 가까이 줄었다. CJ제일제당의 가장 통 큰 인수합병(M&A)였던 미국 2위 냉동피자업체 슈완스 인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셈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말 차입금은 6조7,565억원(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3·4분기(9조4,752억원) 대비 2조7,187억원 감소했다. 이는 슈완스 인수 전인 2018년 순차입금(7조2,679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재현 CJ그룹회장의 “(지난해) 연내에 재무구조 개선의 성과를 내라”는 특명 아래 재무구조 개선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크게는 서울 가양동 토지와 건물로 1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중 8,500억원은 이미 확보했고 나머지는 1·4분기 최종 계약 이후 들어올 예정이다. 이외에도 영등포 공장 부지 유동화(세일&리스백 방식)로 약 2,300억원, 인재원 건물 일부 ENM에 매각(528억원), 해외 자회사 자본성 조달(영구채, 우선주 발행 등)으로 지난해말 기준 약 3,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양동 부지를 비롯한 유휴 자산을 높은 가치로 유동화했고, 해외 자회사의 자본성 조달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19.7% 성장한 22조 3,525억 원, 영업이익은 7.7% 늘어난 8,969억 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연결기준)이 2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력인 식품사업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51.9% 증가한 8조 10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4분기부터 슈완스 실적이 본격 반영됐고, 국내외 주력 제품의 매출이 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해외에서 비비고의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배 이상 늘어난 3조 1,539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압도적 가정간편식(HMR)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비비고 죽’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 최근 출시한 주요 가정간편식을 비롯, 햇반 등 핵심제품의 매출이 평균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료용 아미노산과 식품조미소재 등이 주력인 바이오사업부문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품목인 식품조미소재 핵산 등의 압도적인 글로벌 1위에 힘입어, 소폭 증가한 2조 7,63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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