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중국 우한병원 밖에서 한 시민이 의사 리원량을 추모하고 있다./우한=AFP연합뉴스
중국 지식인 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경고한 의사 리원량의 사망일을 ‘언론 자유의 날’로 지정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지식인 수백 명은 최근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 ‘표현의 자유 보장’ 등 5대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다. 5대 요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것 ▲전인대에서 이를 논의할 것 ▲리원량의 사망일인 2월 6일을 ‘언론 자유의 날’로 지정할 것 ▲누구도 연설·집회·편지·통신으로 인해 처벌·위협·심문·검열·감금되지 않도록 할 것 ▲우한과 후베이성 주민에게 공정한 대우를 할 것 등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 때마다 시위대가 외쳤던 5대 요구라는 구호를 연상시킨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리원량은 중국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다 되려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경찰의 처벌을 받았으며 이후 치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최근 사망했다. 이 청원은 온라인에서 급속히 유포되고 있지만, 서명에 참여한 지식인 중 일부는 벌써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중국 최고의 명문 대학인 칭화대학 법학 교수인 쉬장룬으로 그의 위챗 계정이 최근 차단된 상태다.
‘샤오수’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저명 언론인 천민은 “이번 서명에 참여한 것은 중국의 미래를 바꿀 중대한 시기에 양심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며 “2008년 쓰촨 대지진보다 훨씬 중대한 국가적 위기를 맞아 일어서지 않는 것은 지식인으로서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이라고 일갈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