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영권 승계 위한 하이트진로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는 정당"


하이트진로(000080)가 10년간 조직적으로 오너 2세에게 100억원에 달하는 일감을 몰아줬다며 15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6부(박형남 부장판사)는 12일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 계열사 서영이앤티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과징금납부 명령 취소소송에서 공정위의 시정명령·과징금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하이트진로의 청구를 일부만 받아들였다.

서영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5억7,000만원을 취소해달라고 낸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3월 하이트진로가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 및 공정거래법을 수차례 어겼다는 이유로 이를 금지하는 시정명령과 80억원가량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총수 2세인 박태영 부사장이 소유한 회사 서영이앤티에 과장급 인력 2명을 파견하고 7년간 급여를 대신 지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맥주용 캔 등 중간제품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통행세’를 매겨 서영이앤티에 이익을 몰아준 것으로 봤다.

법원은 하이트진로가 약 10년에 걸쳐 서영과 유리한 조건으로 직접 거래하거나 다른 회사가 거래하도록 해 서영에 99억3,000만여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게 맞다고 판단했다. 통행세 부분 역시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이 서영이앤티를 통해 아들인 박 부사장이 하이트진로를 지배하게끔 지배구조를 변경해 경영권 승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서영이앤티가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정상가격인 14억원보다 비싼 25억원에 매각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공정위의 결론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서해인사이트 주식매각 관련은 승소했으나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상고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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