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이 업계 최초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IPO 계획을 공식화한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며 채비를 다졌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말 상장예정법인으로서 금융당국에 지정감사를 신청했다. 지정감사는 상장 절차를 밟기 위한 첫 단계다. 지정감사와 실사·심사청구·공모 등의 절차를 탈 없이 진행하면 오는 8월께에도 상장이 가능하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시장 환경을 예의주시하며 시기를 고를 것으로 보인다. 대체투자 붐에 더해 공모리츠까지 활황을 이어가자 올해가 증시 입성을 위한 최적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펀드를 보다 대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늘어난 운용보수 덕에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관측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의 펀드 수는 215개로 1년 전보다 38개 늘었다. 2018년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24% 늘어난 765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309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재무적투자자(FI)들은 잇따라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우미건설의 투자사 격인 우미글로벌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440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KB증권과 태영건설로부터 각각 200억원을 수혈했다. 3개월 만에 총 840억원을 유치한 것이다. 일종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성격의 투자였다. 이 밖에 우리은행·한국토지신탁·현대차증권 역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8년 상장 계획을 공식화하고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과 KB증권을 선정했다. 그러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고(故) 김대영 이사회 의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금융위원회가 김 의장의 부인으로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신청서를 승인하면서 다시금 채비를 다졌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