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바다 떠돌다 캄보디아 입항한 크루즈…"육지보고 숨 멎는 듯"

웨스테르담 호.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5개국에서 입항을 퇴짜 맞은 대형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가 캄보디아에 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로이터 통신은 선박 위치추적 웹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를 근거로 ‘웨스테르담호’가 캄보디아 남서부 시아누크빌항 정박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인 탑승객 존스는 로이터 통신에 “오늘 아침에 육지를 보고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이게 정말이야?’라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승객 1,455명과 승무원 802명이 탄 ‘웨스테르담호’는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서 출항해 홍콩에 기항한 뒤 지난 1일 다시 바다로 나왔지만, 코로나19 환자가 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일본과 대만, 괌, 필리핀, 태국에서 잇따라 입항을 거부당했다. 이 때문에 2주가량 바다를 떠돌아야 해 식료품과 의약품 고갈 우려가 제기됐었다.

그러나 캄보디아가 지난 12일 입항을 허용했다고 선사인 홀랜드 아메리카가 밝혔다. 현지 일간 크메르 타임스에 따르면 선사 측은 아픈 환자가 없다고 전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은 모든 탑승객이 크루즈선에서 내리기 전 혈액 등 샘플을 채취하고 격리 상태에서 정밀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밀 검사에서 이상 징후가 없으면 탑승객들은 전세기편으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으로 이동한 뒤 각자 항공편을 이용해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해상 격리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는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자가 174명으로 나타났다. 일본 당국은 이 크루즈선에 남아 있는 약 3,500명 가운데 발열 등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검체를 채취해 추가 검사를 계속하고 있어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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