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길어지는 신종 코로나 사태.. 韓기업들 실적 직격타

자료=한국신용평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주요 산업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직접적 영향을 받는 항공운송과 호텔·면세업부터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가 기간산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13일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급증에 따라 공급차질 및 수요저하가 예상되는 산업들의 향후 영업환경에 대해 전망을 내놨다.

단기적으로는 관광경기 악화에 따른 항공운송과 호텔·면세업의 수요저하가 클 것으로 봤다. 중요한 수익기반인 중국 노선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항공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과거 사스 사태를 미루어볼때 올해 연간 매출액은 대한항공(003490) 3~4%, 아시아나항공(020560)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이공(중국 대리구매상인) 수요기반이 줄어들면서 면세산업도 일시적 충격을 받을 것으로 봤다. 특히 확진자 방문 이력이 알려지면서 영업을 일시 중단한 호텔롯데와 호텔신라(008770)에게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외래객 입국자 수가 줄어들면서 서울 3~4성호텔도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국내 여행수요 감소, 집단시설 방문 기피 등으로 내국인 수요도 위축될 수 있어 전방위적인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과 맞물려 유통산업의 실적저하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설 연휴 이후 온라인에서의 카드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이상 늘었다. 한신평은 이와 관련해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업자의 실적저하가 불가피하며 사태가 지속되면서 온라인 중심의 수익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가 기간산업에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2월초부터 국내 각 공장 별로 평균 2~3일씩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80%이상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는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의 물량 부족 때문이다. 이같은 생산중단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매출액은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신평은 현대·기아차의 일평균 생산량을 감안해 하루 약 2,000억원의 매출액 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역시 후공정인 모듈 제조업체가 일부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망 관리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생산 물량이 줄어들면서 패널가격은 다소 반등할 수 있겠지만 LG디스플레이(034220)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이 LCD TV 패널 생산 비중을 점차 축소하고 있어 영업실적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디스플레이처럼 눈에 띄는 공급차질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재 공급망 교란과 수요 위축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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