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방문해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오승현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등과 함께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돌아보고 있다./오승현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방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들의 발길까지 뜸해지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 가게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극복에 집중했더니 민생이 어려워졌다. 국민 안전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경제도 중요하다”며 중소벤처기업부 등 중앙 부처, 지자체, 유관 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 지원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현장에 도착한 후 먼저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으로부터 지역 상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신촌 명물거리는 서대문구의 대표적인 상권 밀집 지역으로, 중국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백화점은 물론 크고 작은 음식점, 패션 뷰티 전문점도 즐비하다. 하지만 코로나 19발생 이후 유동 인구가 확 줄면서 매출이 30~50% 정도 급감했다.
정 총리는 문 구청장의 보고를 들은 후 국가의 존재 이유를 언급했다. 정 총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민생 또한 결코 포기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민생을 지키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며 “또 중소상공인들의 중앙 단위 모임, 지역 단위 단체들도 적극 힘을 보태 민관이 함께 상황 극복을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런 점에서 이날 신촌 현장에 함께 온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최병순 서울시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장 등에게 각별히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명물거리 내 커피전문점을 방문해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오승현기자
■정 총리, 소비 촉진 위해 ‘신촌 한 바퀴’
정 총리는 이날 직접 여러 점포를 방문해 ‘소비 활동’에 주력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국산 화장품 로드숍에서는 점원에게 손님이 얼마나 줄었는지 물었고, 점원은 “줄기는 했는데 견딜 만 하다”고 답했다. 이에 정 총리는 “이렇게 무슨 일이 있으면 조금 쪼그라들었다가 금방 정상화가 된다”며 “걱정 마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정 총리는 이곳에서 핸드크림을 100여 개 구매했다. 우한 3차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교민들이 격리돼 있는 이천 국방어학원 근무자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 방문 가게인 렌즈 전문점에서는 소비에 실패(?)했다. 콘택트 렌즈만 취급하는 곳이라 정 총리가 원한 돋보기 안경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정 총리는 사장에게 “마스크를 꼭 쓰시라”며 “공기가 탁한 곳이 아니면 마스크를 안 껴도 되지만 사장님은 사용하시라”고 당부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도 찾아갔다. 정 총리는 인근 학교 방학 기간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매출이 줄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가게 주인은 “주변 분들이 도와주셔서 괜찮은데요, 요즘은 타격이 좀 있습니다. 힘든데요. 그래도 잘 해야죠”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저도 커피를 참 좋아한다”며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이날 점심 역시 신촌에서 쌈밥으로 해결했다. 먼저 식사 중이던 음식점 손님들이 정 총리를 알아보자 “여기가 그렇게 맛있다면서요”라며 즉석에서 가게 홍보를 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경기 이천시 장호원 전통시장에서 이천 쌀(왼쪽)과 소고기(오른쪽)를 구매하고 있다./연합뉴스
■장호원 전통시장선 쌀·고기 농축산물 구매
오후에는 경기도 이천으로 향했다. 이천 국방어학원에 격리 된 3차 귀국 우한 교민과 근무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정 총리는 입소 시설인 국방어학원을 둘러본 후 이천시민과 근무자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 총리는 “정부를 믿고 교민들을 따뜻하게 맞아준 이천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며 “지역이 좋은 결정을 해준 데 대해 후회하지 않도록 중앙정부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천에서도 정 총리의 지갑이 열렸다. 장호원 전통시장을 방문해 쌀과 고기, 만두 등을 구매했다.
정 총리는 정육점에서 고기를 고른 후 온누리상품권을 건네며 “경제도 봄이 와서 자영업자들이 마음 놓고 살게 됐으면 한다. 봄과 경제가 같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쌀 가게에서는 이천의 특산물인 쌀을 둘러본 후 “이천은 참 좋은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천에서 시작해 대한민국 전체에 경제의 봄이 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물품은 국방어학원 정부 합동 지원반, 지자체 현장지원반 상황실, 인근 복지시설 등에 전달됐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