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도 33년 만에 취소…中 IT기업 냉가슴

LG전자·아마존 등 불참에 결단
반전 노린 화웨이·샤오미 등
주요 홍보수단 잃어 속앓이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가 결국 취소됐다. MWC를 주요 홍보 무대로 삼아온 화웨이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의 타격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12일(현지시간) ‘MWC 2020’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존 호프먼 GSMA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적 우려와 여행 경보 등으로 행사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MWC 2020’은 오는 24~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1987년 개막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됐다. MWC는 미국의 CES, 독일 IFA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전자 박람회로 전 세계 200개국에서 10만여명이 방문한다.


문제는 전체 관람객의 3분의1을 중국인이 차지할 정도로 중국 기업과 관람객이 많은데,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해 빠르게 확산한 만큼 ‘MWC 2020’로 인해 감염병이 세계로 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지난달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GSMA는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연거푸 강행 의지를 내비쳤지만 결론은 취소였다. LG전자를 시작으로 에릭손과 엔비디아·아마존·소니·NTT도코모 등 주요 기업들이 차례로 전시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인텔과 페이스북·시스코 등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자 더 이상 행사를 고집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의 전시라 기기를 직접 만지거나 쓰는 체험이 많은 특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WC 2020’ 취소를 두고 업계에서는 화웨이와 샤오미·ZTE·오포 같은 중국 IT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수년 새 모바일 분야에서 급성장하며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기존의 강자들을 위협한 중국 기업들이 MWC를 주요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0’에 대거 불참한 중국 기업들이 ‘MWC 2020’에서 반전을 노렸다는 점도 이들에는 뼈아픈 대목이다.

국가와 관계없이 중소 규모 업체들의 피해도 적지 않다. 대기업들은 MWC 취소에 따라 자체 콘퍼런스나 국가별 행사로 대체할 계획이지만 자본력이 부족한 작은 회사들은 대규모 국제전시 만한 홍보 기회를 찾기 어려워서다.

주최 측인 GSMA와 개최도시 바르셀로나도 울상이다. MWC는 4억7,300만유로의 경제효과와 1만4,000개 이상의 단기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시는 마지막까지 행사 개최를 요구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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