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성, 호재 노린 단기투자 몰려…거품 주의해야"

■전문가 부동산시장 긴급 진단
수용성 가격 상승폭·속도 비정상
실수요자 상투 잡을땐 피해 우려
강남권은 상반기 조정 국면 지속


수원과 용인 등 경기 남부지역의 한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2%를 뛰어넘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12·16대책’에 따른 풍선효과는 예상했지만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는 시각이다. 거품이 끼었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있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이상한 급등장’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추가 규제가 현실화하면서 상투를 잡은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남권 집값은 상반기까지 하락 등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본지가 13일 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주택시장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원과 용인·성남 등 일부 지역의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풍선효과는 예견됐지만 가격 상승폭이나 속도가 정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풍선효과로 인해 단기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전용 84㎡의 호가가 10억원을 넘어가는 것은 이상한 상황”이라며 “현재 이들 지역은 거품 장세로 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자금들이 게릴라식으로 움직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9억원 이하라고 다 오르지 않고, 장기 미상승 지역이나 개발재료가 있는 곳을 찾아 움직이면서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폭등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선효과 지역에 대해) 흥분 상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실수요자 외에 투자수요도 몰려 있어 약간의 거품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 역시 “실수요자보다는 단기투자 수요가 중심이 되는 것으로 보여 거품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와 달리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통상 전세는 오르지 않고 매매가만 급격히 오른다면 버블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지금은 매매가가 워낙 빨리 올라 전세가율이 다소 하락한 것만 보고 버블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버블인지 아닌지는 꺼져봐야 안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풍선효과 주요 지역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예고하면서 실수요자들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박 전문위원은 “급등의 문제는 급등 마지막에 항상 실수요자가 상투를 잡는다는 것”이라며 “수요자들은 호가 거품을 조심해야 한다. 2000년대 초 버블세븐 지정 당시 10억원을 돌파했던 집이 현재 6억원 수준에 머무는 등 아직 회복하지 못한 곳도 많다는 점을 유념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 강남 집값에 대해서는 하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으나 상반기까지는 약보합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지역은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핵심”이라며 “여기에 대출규제에다 보유세 부담까지 있기 때문에 올해는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 부장은 “상담을 해보면 기존 강남권에 대한 추가 매입 문의는 거의 없다”며 “15억원 초과 초고가 주택은 자금조달 측면에서나 보유세 부담으로 인한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강남 지역 하락폭을 보면 오르던 것이 멈춘 수준”이라며 “이 같은 약보합세는 상반기까지는 유지되지만 하반기에는 부족한 공급량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도 “강남 하락세는 기존 아파트의 하락 없이 재건축 단지 일부가 낮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전체 가격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통계 착시”라며 “다만 강남 지역은 강력한 대출규제로 당분간 약보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록·진동영·권혁준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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