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강북구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에서 자유로운 9억원 미만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강북구에서는 이날 현재까지 219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12·16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해 11월 189건보다 늘어난 수치다. 실거래가 신고가 60일 이내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강북구의 1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월 거래량이 지난해 11월이나 12월과 비교해 큰 변동 없는 곳은 강북구가 유일하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북구의 경우 대출규제의 영향권 밖에 있는 지역인데다 투자보다는 실수요 기반 지역”이라며 “노원구만 하더라도 지난해 투자수요가 몰렸지만 강북구의 경우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덜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의 경우 1월 한 달에만 29건이 거래됐다. 미아동 벽산라이브 파크도 1월 계약분이 현재 20건이 등록됐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미아사거리 인근 신축 아파트 단지(래미안길음센터피스)의 인기가 인근 강북구 지역까지 퍼지고 있는 것”이라며 “12·16대책과 무관하게 역세권이나 초등학교 인근의 단지들은 수요가 꾸준하고, 호가도 계속 오르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강북구를 제외한 서울의 부동산 거래는 12·16대책 발표 이후 쪼그라드는 분위기다. 이날 기준 1월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 건수는 3,941건으로 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해 11월 거래 건수 1만1,496건에 비해 급감했다. 특히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아파트의 거래 감소 폭이 가파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기준 지난해 11월의 경우 전체 거래 가운데 9억원 미만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69.74%였다. 1월에 이 비중은 86.68%로 껑충 뛰어올랐다. 수요가 9억원 미만 아파트에 몰린다는 의미다.
실제 거래량이 급감한 자치구는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중위 가격이 9억원을 넘는 곳들이다. 강남구는 지난달 거래량이 지난해 11월보다 86.12% 줄었으며 송파구는 85.45% 감소했다. 3,885가구의 대단지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지난해 11월에만 42건이 거래됐지만 12·16대책 발표 이후에는 지난 두 달간 단 5건만이 실거래 등록됐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