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조원태…고립되는 조현아 연합군

"조현아 이사진 후보 부적절"
대한항공 노조·OB임원회
조원태 회장 지지 뜻 밝혀
조 회장 우호지분 늘어날듯


조원태 한진칼(180640) 지분 3.8%가 조 회장 측에 포함되는 셈이다. 아울러 전·현직 임직원이 보유한 개인 지분까지 조 회장의 우호지분 세력에 편입될 경우 우호지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지난달 31일 우한 전세기에 탑승한 뒤 약 10일간의 자가격리를 끝내고 최근 외부활동을 재개했다. 조 회장은 이달 말 한진칼·대한항공·㈜한진의 주총 관련 이사회를 대비해 마지막으로 의견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의 이사회에서는 KCGI 등이 제출한 주주제안에 대한 의견이 다뤄질 뿐 아니라 주총 날짜 확정, 재무제표 승인, 이사 신규 선임 및 재선임, 결산 배당,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전자투표 도입 여부, 사내외 이사 후보, 이사보수 한도 등에 대해 구체적인 안건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달 조 회장과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의 이사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변호사의 경우 개정된 상법에 따라 6년 이상 사외이사 연임이 금지돼 다른 후보로 교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측은 조 회장 재선임 여부와 상관없이 최소 5명 이상의 신규 이사를 추천해야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주연합이 내놓은 주주제안이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조 회장 측에서 어떤 반격 카드를 꺼내놓느냐에 따라 소액주주(30%)의 표심이 갈릴 것”이라며 “주주연합이 이사진 후보를 8명 내놓은 만큼 조 회장도 비슷한 수의 이사진 후보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한진칼 현 경영진과 KCGI 양측에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소모적·감정적 대결을 지양하고 장기 경영정책, 회사와 주주 가치 제고,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양쪽의 건전한 경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진그룹과 KCGI 양측에 소수 주주를 상대로 한진그룹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계획과 주주가치 제고 정책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장으로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진칼 경영진과 KCGI가 이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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