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무역전쟁 확전한 트럼프...에어버스 관세 15%로 상향

USTR "EU, 에어버스에 불법보조금"
EU도 미 보잉에 보복관세 물릴 듯
트럼프 "유럽에 엄청난 적자...진지하게 협상"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등으로 무역전쟁을 확전한 가운데 미 정부가 유럽 항공기 제조자인 에어버스에 부과하는 관세를 상향하고 나섰다. 양자 무역협상을 앞둔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무역갈등이 이번 조치로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에어버스 항공기에 부과하는 관세의 세율을 기존 10%에서 15%로 인상한다며 오는 3월 18일부터 이 조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직속 기관으로 미국의 통상정책을 기획하는 USTR의 이번 조치는 최근 WTO의 판결을 근거로 한 무역 보복이다. WTO는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보고 미국이 EU 제품에 연간 75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난해 10월 승인했다. 이에 미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서 수입한 에어버스 항공기에 10% 관세, EU 회원국들에서 생산되는 와인, 위스키, 치즈, 올리브 등에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주요 통상 상대국인 한국, 일본, 중국에 이어 EU와도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등을 둘러싸고 이미 갈등을 빚어왔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로 양측의 긴장이 무역전쟁으로 번져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EU는 미국의 항공사인 보잉을 상대로 불법 보조금 지급에 대한 WTO 승소 판정을 받은 만큼 향후 맞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12년 넘게 유럽과 엄청난 적자가 있었다”라며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장벽을 갖고 있다”고 지난 11일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유럽과 매우 진지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말해 EU와의 무역협상을 앞두고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EU 통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1,526억 유로(약 196조원)에 달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에 있을 대선 전에 EU와 무역협상을 타결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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