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대한항공·아시아나 기내서는 못 본다"…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헐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비롯 4개 부분을 수상한 후 출연진 및 제작진이 기뻐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기록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우리 국적 항공사의 비행기 내에서는 볼 수 없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현재 60여편이 제공되는 영화 숫자를 연내 400여편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업그레이드 목록에 ‘기생충’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의 기내 상영 영화 선정 기준에 따르면 여객기 사고 장면 등 승객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영화는 상영 목록에서 제외된다. 또 특정 국가, 민족을 비하하는 내용이나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다룬 영화, 정치·사회적 논란이 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영화 등도 배제하고 있다.


통상 국내 영화의 경우 극장 배급 후 5개월가량 지난 뒤에 기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기생충’의 경우 빈부 격차 등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다룬 영화라는 이유로 기내 상영 영화 선정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항공에서도 ‘기생충’을 시청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기생충’이 작년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당시 이미 내부적으로 기내 상영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내 영상 담당팀에서 선정적인 장면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결국 기내 상영 목록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외항사 중에서 에미레이트항공은 최근 자사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기생충’을 비롯한 최대 4,500개 이상의 채널로 구성됐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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