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이 17일 4·15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검사 출신의 현역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과의 검경 맞대결이 성사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그 어느 때보다 검경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열리는 선거인만큼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또 하나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임 전 차장은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충북 중부 3군(증평·진천·음성) 주민들의 거듭된 부름을 더는 외면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어려운 총선 구도 속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 위해 출마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대 2기 출신으로 충북 진천이 고향인 임 전 차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진두지휘해온 경찰 내 대표적 인물이다. 지난해 말 명예퇴직한 이후 민주당의 잇단 러브콜에도 임 전 차장은 “정치는 제가 가야 할 길이 아닌 것 같다”며 총선 불출마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랬던 그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은 지금의 선거 판도로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민주당은 임 전 차장 카드가 중부 3군은 물론 충북 전체의 선거 판세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영입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지난 15일 증평·진천·음성을 추가 후보자 공모지역으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17∼19일 후보를 추가 공모한 뒤 전략 공천과 경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임 전 차장은 선거캠프를 꾸린 뒤 19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임 전 차장이 민주당 후보로 최종 확정될 경우 증평·진천·음성의 재선 현역인 경 의원과 검경 출신 맞대결이 성사된다. 경 의원은 사시 21회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와 제주지검장,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등을 지냈다. 다만 임 전 차장은 검경 맞대결로 비추어지는 것에 대해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갈등은 중앙 정치권의 관심사일 뿐 이곳 지역주민들은 지역 현안에 더 큰 관심이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총선에서 검경 맞대결이 성사되려면 임 전 차장과 경 의원 모두 당내 경쟁을 먼저 뚫어야 한다. 이미 공천을 신청한 민주당 임해종 지역위원장과 김주신 예비후보는 당의 추가 후보 공모 결정에 반발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으로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 의원 역시 이필용 전 음성군수와의 당내 공천 경쟁에서 승리해야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