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사진제공=모토로라
모토로라 ‘레이저’는 삼성전자(005930) ‘갤럭시Z플립’에 한 발 앞서 미국에서 선보인 클램셸(조개껍질) 폴더블폰이다. 200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레이저’ 폴더폰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해 향수를 자극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켓 스트리트 ‘버라이즌’ 매장에서 만난 레이저 폴더블폰은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과거 추억을 소환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2004년 출시된 옛 ‘레이저’와 비슷한 디자인부터 ‘탁’ 소리와 함께 한 손으로 접는 느낌까지 과거 폴더폰을 사용했을 때를 떠올리게 했다. ‘레트로 레이저’ 기능을 선택하면 예전 폴더폰처럼 상단은 화면이, 하단은 키보드가 표시되기도 한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접었을 때 모습/권경원기자
닫았을 때 커버 화면은 2.7인치로 1.1인치인 갤럭시Z플립보다 2배 이상 크다. 갤럭시Z플립으로 셀피를 찍을 땐 내 모습이 제대로 찍히고 있는지 1.1인치 화면으로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레이저 커버 화면에선 충분히 잘 나오는지 볼 수 있었다. 2.7인치 화면에선 셀피 화면뿐만 아니라 문자와 전화, 시간 등의 기본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디자인을 제외하면 폴더블폰으로서의 한계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갤럭시Z플립을 사용해본 직후 레이저를 만지니 폴더블폰이라기보다는 ‘장난감’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힌지(경첩) 부분의 내구성이다. 접고 펼칠 때 매끄럽기보다는 ‘삐그덕’거렸다. 버라이즌 매장 관계자는 “매장에 전시된 제품이어서 내구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라며 “고객들이 사용하는 제품은 내구성이 낫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신 등에서 꾸준히 힌지 부분의 소리를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단순히 매장용만의 문제는 아닌 듯 싶다.
모토로라 폴더블폰 ‘레이저’ 펼쳤을 때 모습/권경원기자
화면은 의외로 가운데 주름 부분이 부각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초박형유리를 사용한 갤럭시Z플립에 비해 표면이 울퉁불퉁했다. 레이저는 플라스틱 소재 투명 폴리이미드(CPI)를 적용했다. 특히 힌지 부분 화면의 틈이 눈에 확연히 들어와 손톱으로 들어 올려보니 화면과 본체 사이가 1~2mm 가량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한 리뷰어는 레이저의 화면이 본체에 완전히 부착돼있지 않다며 손톱으로 틈새가 들어 올려지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틈새가 벌어질 경우 먼지나 이물질이 들어가 폴더블폰에 오류가 날 수 있다.
카메라는 전면 500만 화소, 후면 1,600만 화소가 각각 탑재돼 있다. ‘나이트 비전’ 모드를 통해 밤에 더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전체적인 사양이 최근 플래그십폰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샌프란시스코=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