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캄보디아 한국계 1위...BNK·DGB, 中·베트남 영업망 확대

[신남방 진격하는 K금융]
<7·끝>작지만 강한 지방금융지주
JB 손자사 프놈펜상업銀 작년 순익 40%↑ '깜짝 실적'
7개국 40개 네크워크 보유한 BNK, 상반기 난징점 추가
DGB는 캄보디아 소액대출 회사 인수 등 M&A 팔걷어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프놈펜상업은행(PPCB) 창구에서 직원들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프놈펜=이지윤기자

지방 금융지주들이 ‘신남방’ 지역에서 무섭게 활약하고 있다. 지방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금융들이 신남방에서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지리적·문화적으로 한국과 가깝고 디지털 금융 강화와 함께 현지화 전략에 중점을 둔 글로벌 사업 확대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지금 신남방 진출은 지방금융으로서는 좋은 기회”라며 “단기 실적을 올리는 데만 급급해하지 않고 현지 고객들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현지에 근착한 금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BNK금융그룹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룹 내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을 활용해 동남아 등지에서 우량 투자의 기회를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또 해외투자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네트워크의 정보기술(IT) 경쟁력을 높여 현지 고객들을 위한 디지털 접근성 강화도 병행한다. BNK금융은 오는 2023년까지 ‘글로벌 스탠더드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중장기 그룹 경영계획인 ‘GROW 2023’을 수립했다. 지난 2012년 중국 및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금융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 후 현재 7개국 40개 네트워크(현지법인 소속 지점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이 중국 칭다오와 베트남 호찌민에 영업점을 1곳씩 운영하고 있으며 미얀마 양곤과 인도 뭄바이, 베트남 하노이 지역에 사무소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중국 칭다오지점의 경우 지방은행으로는 최초로 개설된 해외 영업점으로 2012년 첫 진출 이후 지난해까지 2억달러가 넘는 총자산을 보유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제2점포인 난징지점 예비인가를 취득해 올 상반기 중 개점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의 베트남 호찌민지점도 2016년 지방은행으로는 처음 개설된 영업점이다. 개점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매년 양호한 영업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BNK금융의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BNK캐피탈은 현재 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카자흐스탄에 총 4개의 현지법인과 35개의 지점을 운영하며 700여명의 직원들이 소액대출 및 할부금융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BNK캐피탈 현지법인은 시장 선점 및 주도를 위해 9개 지점을 추가 개점해 대출자산 1,024억원을 기록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는 한글로 ‘어서오십시오’ ‘전북은행’이 적힌 옥외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JB금융그룹 손자회사인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의 광고판이다. 프놈펜상업은행은 2016년 전북은행의 자회사로 인수됐다. 전체 직원 중 98%가 현지인이며 19곳의 영업점을 중심으로 중소·중견기업과 중산층 가계를 공략하고 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지방은행 최초의 해외 은행이다. JB금융 관계자는 “금융 침투율이 낮은 캄보디아에서 안정적인 IT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점도 경쟁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인수 전 영업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기저효과도 있지만 지점 확대, 모바일뱅킹 구축 등의 노력이 꾸준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최초로 자체 시스템 개발을 통해 차세대 코어뱅킹 시스템을 구축해 현지 마이크로 파이낸스(소액대출) 시장에 가장 최적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코어뱅킹 시스템 ‘압사라’는 캄보디아어로 ‘천사’라는 의미이며 프놈펜상업은행은 총 16개월 동안 JB금융·전북은행 및 프놈펜상업은행 IT 담당자 110여명을 투입해 개발을 진행했다. 단순히 금융 부문에서만 신남방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아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캄보디아 태권도 선수단의 한국 전지훈련 일체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미 캄보디아 출신 프로당구선수 스롱 피아비를 명예홍보대사로 선정해 홍보 효과를 거둔 프놈펜상업은행으로서는 캄보디아와 한국의 연결고리를 찾아 ‘친근감’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해외진출 성과는 실적이 증명하고 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지난해 국내에서 진출한 금융사 중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돌파했고 전년 대비 40.5% 증가한 2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인수 3년 만에 연결기준 그룹 순이익의 5.7%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확대됐다.

DGB금융그룹은 최근 캄보디아 소액대출 회사를 인수했다. DGB금융의 자회사 DGB캐피탈이 캄보디아 소액대출 회사의 지분 100% 인수를 완료하고 캠캐피털 법인을 출범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대구은행 지점을 출점한다. 최근 대구은행은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호찌민지점 개설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통상 예비인가 후 본인가까지 걸리는 기간이 3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내에 호찌민지점을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대구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DGB금융은 캄보디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20년간 연평균 7% 이상 성장하고 있는 이머징마켓으로서 캄보디아의 성장 궤도가 1970년대 한국과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달러를 사용해 환 리스크 및 외국자본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금융업 진출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 베트남에 이어 캄보디아가 DGB금융의 인도차이나 금융벨트의 신규 국가로 낙점됐다. DGB금융 관계자는 “이번 캄보디아 소액대출 회사 인수는 ‘글로벌 가속화와 디지털 경영혁신’이라는 글로벌 전략의 방향성에 맞춰 진행됐다”며 “캄보디아에 진출한 특수은행인 DGB SB와 함께 현지 대출 산업을 확대하고 향후 동남아 디지털 사업의 테스트 거점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놈펜=이지윤기자 자카르타=송종호기자 호찌민=빈난새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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