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총선 지역구 출마를 공언한 태영호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4월15일 치러지는 제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과 연관됐다고 추정되는 조직에 의해 자신의 스마트폰을 해킹한 것에 대해 “이번 해킹 건을 통해 드러났듯이 지난 몇 년 간 저에게 있어 한국에서의 삶은 결국 김정은과의 싸움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태 전 공사는 17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이번에 보도된 해킹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에 위반되는 불법행위이며, 북한은 대한민국의 주요 기관이나 주요 인사에 대해 일상적으로 해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 전 공사는 “앞으로도 물러섬 없이 정의의 싸움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제가 어떠한 위치와 상황에 있는지 알기 때문에 정보 접근이 원천 불가하도록 이중삼중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태 전 공사는 “익히 알고 있는 해킹 위협이기 때문에 정보 가치가 있는 내용을 휴대폰에 남기지 않았고, 전화 통화 또한 철저한 보안 의식 아래 하는 등 남다른 보안 의식으로 대비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혹시 민감한 내용에 대한 대화가 휴대폰을 통해 이뤄지려 할 때는 별도의 조치를 통해 대응해왔다. 뿐만 아니라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보안 전문가와 상의해 대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ESRC센터장은 앞서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하순 해킹 피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커의 서버에서 ‘태구민’이란 이름을 발견했다”면서 “태 전 공사의 가명임을 확인하고 본인에게 직접 연락을 해 해킹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문 이사는 그러면서 “개인정보라 자세히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문자 메시지·주소록·사진·동영상·스마트폰 단말기 정보 등이 유출된다”며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메신저로 접근해 악성 코드를 심는 피싱 해킹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를 해킹한 주체는 북한과의 연관성을 의심받아 온 해킹조직 ‘금성121’(Geumseong121)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해 국내 외교·안보 당국자를 상대로 피싱 메일을 살포하는 등 사이버 공격을 이어왔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