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옥자’ 때 번아웃 판정..‘기생충’ 때문에 힘을 내 촬영“

봉준호 감독이 “‘옥자’ (2017년)촬영을 하면서 이미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 기자회견이 열렸다. 봉준호 감독,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이 참석했다. 배우 최우식은 영화 촬영 스케줄로 인해 불참했다.

‘기생충’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국내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어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에 이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국제영화상·각본상까지 휩쓸며 한국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봉 감독은 오스카 감독상을 받은 뒤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봉 감독은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이 보낸 편지 내용 중에 ‘그동안 수고했고 쉬어라. 조금만 쉬고 일해라’라고 적혀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독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것이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이날 봉 감독은 ‘옥자’ 당시 이미 번아웃 판정을 받았음을 밝이며, “‘기생충’을 너무 찍고 싶어서 힘을 내 촬영했다. 오스카도 잘 끝냈다. 마침내 마음이 편안해 지면서 끝이 났구나 싶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봉 감독 스스로도 “노동을 정말 많이 한 것은 사실이다.”고 언급한 뒤, “일을 많이 해서 조금 쉬어볼까 했는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조금만 쉬라고 해서 고민된다“며 위트 섞인 유머를 날렸다.

감독은 ”(오스카 상 일정 이후)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방전됐다. 10시간동안 비행을 하면서 기내에서 기내식을 먹고 잠만 쭉 잤다. 안내 방송을 듣고 깨어났다. 비행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면서 시적인 문구도 남겨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더라“고 전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가족희비극. 영화 ‘기생충’은 오는 26일 흑백판으로 개봉한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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