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지역화폐...지자체 발행 늘린다

상권 활성화 첨병 역할 톡톡
울산·경기·광주·충남·부산 등
올 발행 목표액 앞다퉈 상향
"지방재정 부메랑"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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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 전통시장이나 소규모 점포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지역화폐가 발행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역상권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화폐 활용을 유도하기 위해 지원된 혜택이 결국 지자체 세금으로 부담하고 있어 지방재정 악화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울산시는 지난해 8월 말 출시해 4개월여 동안 104억원 가량을 판매한 울산페이의 발행 목표액을 올해 1,000억원으로 10배가량 늘려 잡았다.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취지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할인행사까지 시작했다. 울산시는 4월 말까지 결제 금액의 3%를 포인트로 적립해 5월 중 울산페이로 충전해준다. 소비자는 구매 시 5% 선할인을 받고 결제 시 추가로 3% 할인을 받아 총 8%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연말 소득공제 30%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전국 전자화폐의 65%인 1조5,000억원 가량을 발행했던 인천시도 올해 가입자 125만명에 발행액은 2조5,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의 ‘e음카드’가 소상공인과 골목상인들의 매출 증대와 역외소비감소 등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3%까지 줄였던 캐시백 혜택을 올해 다시 4%로 소폭 확대했다.

오거돈(왼쪽 네번째) 부산시장과 박인영(〃 다섯번째) 시의회 의장 등이 시청 로비에서 동백전 출시 기념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시

경기도 내에서 올해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발행하는 ‘경기지역 화폐’는 모두 8,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발행목표 4,961억원보다 61% 상향한 규모다. 도는 지난 한 해 애초 목표의 113%에 달하는 총 5,612억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했다. 이중 약 83%가 일반음식점, 슈퍼마켓 등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소비된 것으로 파악돼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 이어졌다.


충남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지난해 473억원에서 1,556억원으로 확대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경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 충남도는 또한 모바일 지역화폐를 기존 2곳에서 전 시·군으로 확대하고 충남 농어민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이용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천안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위축 등 지역경제 침체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천안사랑상품권 발행 시기를 앞당긴다. 당초 오는 4월 말 100억원 규모로 발행 예정이었던 지역화폐 ‘천안사랑상품권’을 4월 초로 앞당겨 발행키로 했다. 천안사랑상품권은 상시 6%, 출시기념·명절 등 10%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시는 상품권 발행 기념으로 4월 초부터 2개월 동안 할인율 10%로 인센티브를 확대해 시행할 예정이다.

광주시 역시 올해 지역화폐인 광주상생카드의 발행 목표액을 3,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3월 20일 출시한 광주상생카드는 827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발행 9개월 만에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며 총 863억원을 발행했다. 올해는 특별할인 및 정책수당 연계 확대,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사용자를 확대하고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타깃마케팅 활동을 펼쳐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소상공인을 위해 10% 특별할인 혜택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시는 연간 역외로 빠져나가는 7조원 중 일부가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올해 첫 지역화폐 ‘동백전’을 발행했다. 3,000억원 가량을 발행할 계획으로 보다 쉽게 충전할 수 있는 자동충전기능도 최근 도입했다. 동백전 출시 40일 만인 지난 6일 기준으로 충전금액은 324억원을 넘어섰고 결제금액은 215억원에 달한다. 가입자 수는 13만9,000명이다. 부산시는 지난달로 예정된 동백전의 캐시백 10% 지급 기간을 이달 29일까지 연장했다. 위축된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에서다. 이후 캐시백 혜택은 6%다. 부산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동백전이 지역경제의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64억원을 발행했던 경남도는 올해 2,735억원으로 목표를 늘렸다. 경남도가 200억원을 발행하고, 나머지는 18개 시·군 중 16개 시·군에서 ‘경남사랑상품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유통 4년 차인 ‘강원상품권’유통 활성화를 위해 올해 전자상품권을 도입, 발행한다. 발행 규모는 일반발행 100억원, 정책발행 100억원 등 200억원이다. 코로나19로 관광 산업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제주도도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주지역화폐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대구시는 당초 오는 7월부터 지역화폐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시기를 1개월 정도 앞당길 예정이다. 현재 지역화폐 운영대행사 모집 절차를 밟고 있는데 올해 예상 발행규모는 300억원이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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