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화장품제조사도 '귀하신 몸' 손소독제 생산 가세

ODM 한국콜마·코스맥스 풀가동
中화장품 판매·공장가동 부진속
국내 생산라인 잇따라 전환·공급
과거와 달리 마진율도 대폭 개선

코로나19 사태로 화장품보다 손소독제 판매가 급증하면서 한국콜마(161890)와 코스맥스(192820) 등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생산 라인 일부를 손소독제 라인으로 잇따라 전환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2대 화장품 제조사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이달 초부터 손소독제 생산 라인을 대거 늘렸다. 이들 업체는 마진율이 박한 손 소독제를 거의 취급하지 않다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고객사들의 손소독제 수요가 급증하자 생산 확대에 나선 것이다. 코스맥스는 관계자는 “(손소독제는) 일부 라인에서 극소량 생산해 오다 이달 초부터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 라인을 추가하고 주 52시간 범위 안에서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며 “제약사와 뷰티회사 등서 손소독제 주문이 밀려 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이보다 앞서 지난달 설 연휴 직후부터 손소독제 생산을 늘리고 있다. 한국콜마는 손소독제 원재료인 알코올이 부족해 주문량에 바로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화장품 ODM사까지 손소독제 생산에 뛰어든 것은 손소독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데다 각겨이 올라 마진 폭이 과거보다 커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손소독제 생산공장에서 도매업자에 납품하는 단가가 ㎖당 15~16원 수준이다. 하지만 소비자 가격은 펌프형 소독제(480㎖~500㎖) 한 병 기준으로 8,000원 정도다. 정가를 고려하면 병당 마진은 1,000~1,3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50㎖ 휴대용 손소독제 가격이 4,000원, 펌프형은 2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는 등 가격 마진 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손소독제 국내 시장은 화장품 시장에 비해 미약하기 때문에 생산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도매 단가도 올라가 국내 공장을 활용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공장이 화장품 원료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사실상 가동중단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한국 공장을 활용해 손소독제를 생산하는 이유다. 중국 상하이와 우시, 쑤저우 등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현지서 화장품 원료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장 가동률이 절반에도 못미치는 30~40% 수준으로 역대 최저 곤두박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손 소독제처럼 국내 공장서 바로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을 발굴해 매출 급감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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