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정부 사찰부지 불법 매입 행정소송 제기

70년대 매각한 한전부지 31만4,948㎡
개발개획 재검토해 시민사회 환원해야

서울시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의 국제교류복합지구(SID) 구획도./자료제공=봉은사

대한불교조계종 직영사찰인 서울 강남구 봉은사가 박정희 정권 당시 정부가 봉은사 일대 땅 수만평을 불법적으로 취득했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봉은사는 19일 봉은사 토지 소유권 침탈에 관한 진상규명 및 권리회복을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봉은사는 정부청사 이전을 위한 부지 사용을 목적으로 1970년 강남구 봉은사 일대 토지 31만4,968㎡(9만5,278평)를 정부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양도했다. 해당 토지는 한국전력이 수십년간 사용해오다 지난 2014년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됐다.


이에 대해 봉은사 측은 “당시 상공부가 강남 개발계획이 공개되기 전 봉은사 토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정부 주도하에 여러 권력기관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일각에서는 염가에 취득한 다음 개발계획 발표 후 다시 민간에 매각해 정치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봉은사는 현재 부지매각으로 인한 수익을 삼성동 일대 기업들과 서울시, 특히 한전이 누리고 있다며 재방방지를 위한 진상규명과 개발이익의 시민사회 환원을 요구했다. 봉은사는 “현재 부지매각으로 인한 수익을 삼성동 일대 기업들과 서울시, 특히 한국전력이 누리고 있다”면서도 “한전 부지에 대한 개발 역시 사회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보람 있는 일이지만 과거 권위주의 정부가 여러 부처를 동원해 불교계의 재산을 침탈한 과정을 명백히 밝혀서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일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책임 있는 피해회복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며 “부지에 대한 개발이익은 일부기업에만 귀속될 것이 아니라 국민과 정당한 권리자인 불교계로 공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각된 부지에 국제교류 복합지구 개발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도 요구하고 나섰다. 봉은사는 “과밀화된 강남에 105층 규모의 현대그룹 신사옥(GBC)과 영동대로 지하공간 포함한 국제교류 복합지구 조성은 전형적 난개발이며 부의 편중 현상을 심화시킨다”며 “전통문화와 종교, 시민들의 안식처 보존의 가치를 도외시한 환경영향평가 전면 재검토와 문화재 영향평가를 통해 특정 기업이 아닌 시민사회를 위한 개발계획 수립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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