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영화 100년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 것도 아주 자랑스럽고, 또 오스카의 역사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쓰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아주 자랑습니다.”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룬 영화 ‘기생충’ 팀을 청와대에 초청한 문재인 대통령은 ‘자랑스럽다’는 말을 거듭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 봉준호 감독’이라는 말을 4번이나 언급하며 친밀감을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봉준호 감독님의 역량이 워낙 탁월했기 때문에 정말 비영권 영화라는 그 장벽을 무너뜨리고 최고의 영화,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이 아주 특별히 자랑스럽다”며 “그 자랑스러움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우리 국민에게 큰 자부심이 됐고 아주 많은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 본관에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등 제작진 및 출연진 20여명을 초청한 오찬 행사를 열고 “이번 ‘기생충’ 영화를 통해 우리 문화 예술이 어느 특정한 일부 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우수하고 세계적이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고 생각한다”며 “봉 감독을 포함한 모든 분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생충’을 관통하는 주제인 ‘불평등’ 문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그런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최고의 국정 목표로 삼는데, 반대도 많이 있고, 속 시원하게 금방금방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매우 애가 탄다”고 말했다. 특히 문화 예술계에서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 “제작현장이나 배급·상영·유통구조에서도 여전히 불평등이 남아있다”며 “말하자면 스크린 독과점 이런 것을 막을 수 있는 스크린 상한제가 빨리 도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화계 노동 문제와 관련해서도 “영화 산업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표준근로(표준근로계약)시간제, 주52시간 등이 지켜지도록 (해달라)”며 “우리 봉준호 감독님과 제작사가 솔선수범해서 (표준근로계약과 주52시간제를) 준수해줬는데, 그 점에 경의를 표하고 그런 선한 의지로서가 아니라 그것이 제도화되도록 정부가 노력하겠다. 영화 제작 작업이 늘 단속적이기 때문에 일이 없는 기간 동안에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복지가 또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영화산업의 융성을 위해 영화 아카데미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린다거나, 하여튼 확실히 지원하겠다”면서도 “그러나 간섭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 메뉴에는 김정숙 여사가 준비한 ‘짜파구리’도 함께 준비됐다. 문 대통령은 메뉴와 관련해 “전문적인 분들이 준비한 메뉴 외에도 제 아내가 우리 봉준호 감독님을 비롯해서 여러분들에게 헌정하는 짜파구리를 맛보기로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