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루드 국방부 차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아갔던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의회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국방부 차관이 경질됐다. 탄핵의 굴레에서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연이어 ‘인사보복’을 단행하는 양상이다.
19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존 루드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의 사임을 보도한 블룸버그통신 기사를 올렸다. 그는 “존 루드가 이 나라를 위해 봉사한 데 대해 감사하다”며 루드 차관이 물러날 것이라는 보도가 사실임을 직접 확인했다.
루드 차관은 이날 오전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직서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 따르면 당신(트럼프 대통령)이 나의 사임을 요구했다는 것이 내가 이해한 바”라며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 행정부 당국자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일하므로 나는 2020년 2월28일자로 사퇴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대통령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퇴진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루드 차관은 탄핵 심판의 핵심 논점이었던 대(對)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의회에서 우크라이나가 2억5,000만달러의 안보 지원을 받기 위해 반부패제도 개혁에 착수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부정부패로 원조를 중단해야 한다는 행정부 인사들의 논리를 약화시킨 발언이었다고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분석했다. CNN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정권 핵심부와의 균열이 루드 차관에 대한 사퇴 압력에 결정적 계기가 됐지만 그가 북한·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외교정책에서도 행정부와 종종 불화를 빚었다고 전했다.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 /블룸버그
한편 미국 송환 재판을 앞둔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미 대선 개입 해킹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의혹을 부인하면 사면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했다고 주장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및 인사보복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산지의 법정변호사 에드워드 피츠제럴드는 이날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법원에서 열린 송환 예비심리에서 “지난 2017년 8월 당시 공화당 소속 데이나 로러바커 하원의원이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도피생활 중인 어산지를 만났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어산지에게 사면이나 다른 출구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