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中 환자, 퇴원 후 다시 ‘양성’ 판정 속출

진단검사 정확도 떨어져 퇴원 후 14일간 자택격리
환자 15명 중 6명 구강검체선 음성, 혈액선 양성도
"구강 검체만으론 미흡…혈액·항문 검체 추가 필요”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한 후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에서 다시 ‘양성’(바이러스 검출) 판정을 받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21일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쓰촨성 청두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코로나19 퇴원 환자인 입주민이 격리 10일째인 지난 19일 지정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은 뒤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이 환자는 퇴원 기준에 부합해 퇴원했으며 국가 ‘코로나19 치료방안’(제5판)에 따라 퇴원 후 자택에서 14일간 격리 중이었다. 격리 기간에 환자와 가족은 모두 집 밖을 나가지 않았으며 필요한 물품은 관리사무소에서 집까지 배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상황은 다른 지역에서도 있었다. 자오젠핑 화중과기대학 퉁지병원 호흡·위중증의학과 주임은 “내 환자 가운데 병세가 호전되고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퇴원했는데 며칠 후 또 열이 나 다시 검사했더니 양성이 나온 경우도 있다”며 “퇴원 판단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우한폐병원 연구팀은 코로나19 진단검사의 정확도를 높여 감염 확산을 최소화하려면 구강 검체는 물론 항문·혈액 검체를 함께 검사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신종 미생물과 감염(Emerging Microbes and Infection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의 구강·항문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검체와 혈액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출 여부(양성·음성)를 비교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 15명 가운데 검사 구강·항문 면봉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구강 면봉 7명(46.7%), 항문 면봉 4명(26.7%)이었다. 이 중 2명은 구강·항문 면봉 모두 양성으로 나왔다. 혈액 검체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6명(40%)인데 구강·항문 면봉 검사에서는 음성(바이러스 미검출) 판정을 받았다.

구강 면봉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도 혈액이나 항문 면봉 검체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돼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구강 면봉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나왔어도 환자를 퇴원시키는 것은 위험하다”며 “구강 면봉 검체 외에 항문 면봉과 혈액 검체 진단검사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치료 중인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구강·항문 면봉 검체의 바이러스 검출률(양성률)을 날짜별로 비교해보니 초반에는 구강, 후반에는 항문 검체의 양성률이 높았다.

첫 검사에서는 구강 면봉 검체의 양성률이 50%(8명)로 항문 면봉의 25%(4명)보다 높았다. 하지만 5일째에는 구강 면봉 검체의 바이러스 양성률은 25%(4명)로 낮아진 반면 항문 면봉의 양성률은 37.5%(6명)로 높아졌다. 사스와 메르스 환자에서도 감염 후기 단계에서 장 감염이 관찰됐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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