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그날의 마지막 손님, 영주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는 영주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파헤쳐본다.

# 한 가장의 운명을 바꾼 마지막 ‘손님’

2003년 5월 23일 새벽녘, 경상북도 상주시 한 외진 마을의 밭둑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 그는 영주에서 개인 택시기사로 일하던 김 씨였다. 김 씨는 삼 남매의 아버지로 장거리 운전도 마다하지 않고 악착같이 일했다. 그의 별명은 ‘독일 병정’이었다.

사건 전날이었던 5월 22일 역시 장거리 손님의 예약 전화에 응했던 그는 다시는 가족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연고도 없는 한 시골 마을에서 칼에 찔려 처참히 사망한 모습으로 발견된 탓에, 초기 수사 방향 역시 전형적인 택시 강도 사건으로 맞춰졌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피해자의 유류품 외에 어떠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고, 이후 안동에서 발견된 차량에서도 범인의 흔적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이 사건은 정말로 피해자 김 씨가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당하게 되었던 단순 강도 살인이었을까?

# 범인이 남긴 흔적을 좇다 - 의문의 이동 경로, 그리고 손님의 ‘얼굴’

피해자의 차량은 사건 당일 영주-상주-안동에 걸쳐 무려 160km 이상을 이동했다. 두 차례에 걸친 콜 전화로 택시를 불러낸 ‘영주’. 치열한 몸싸움 끝에 피해자가 사망한 ‘상주’. 어떠한 흔적 없이 피해자 차량만이 남아있던 ‘안동’.


약 10만 원의 일당을 강탈하기 위해 160km 이상을 이동한 범인의 행적 안에 그에 대한 단서는 없었을까? 제작진은 범인의 경로를 그대로 추적해보며, 그의 마지막 행선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상주 시내를 경유하고 3번 국도를 이용해서 안동 쪽으로 도망갔죠. 제한 속도가 80인데, 피해자 차량을 운전해가는 용의자의 사진이 촬영된 거죠. 과속으로.” -당시 수사관 인터뷰 中

치밀하면서도 대담한 범죄 행각 중에도 치명적 실수가 있었다. 상주에서 안동으로 이동하던 범인이 과속으로 인해 CCTV에 촬영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 CCTV의 사진은 화질이 낮았기에 범인 검거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제작진은 전문가와 함께 2020년의 화질 개선 기술을 적용해 2003년에는 불분명했던 범인의 특징을 추려낼 수 있었다. 또한 개선된 이미지에서 포착한 범인의 특징을 추려서 다시금 그의 얼굴을 그려보게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드러난 범인의 얼굴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 미궁의 사건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 그리고 한 건의 제보.

2003년 당시 범인이 검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영주의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는 갖가지 소문이 퍼졌다고 한다. 집을 지어준 건축업자와의 다툼, 김 씨가 자주 카지노에 태워다주었다는 단골손님에 대한 이야기 등이었다.

제작진은 떠도는 소문의 근원을 찾아 나가던 중 한 제보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어렵게 만남에 응한 그는 사건 이후 경찰에 못다 한 말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열흘 전에 탄 사람, 보름 전에 탄 사람을 나는 다 기억해요. (사건) 이튿날 이제 바로 알았잖아요. 살인 사건 났다고, 영주 택시기사가. 새카만 차에서 그랬다. 그 얘기 들으니까 소름이 쫙 끼치는데, 미궁으로 빠졌다 하니까 안 잊어버리는 거지. 나중에 못 잡았다는 소리를 듣고, 야... 다 잡아줬는데 그래. 내 생각엔 이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라서...” - 제보자 택시기사 인터뷰 中

17년 전 그날, 제보자는 무엇을 목격했던 걸까? 그리고, 사건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22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건 당일의 진실을 추적해보고, 2003년 5월 23일 이후 종적을 감춘 마지막 손님의 얼굴을 2020년의 기술로 그려본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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