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Fun] 車도 비스포크 시대..GV80 '나만의 조합' 10만개 넘는다

■ 프리미엄 브랜드 맞춤 서비스
현대차 '유어 제네시스' 활용 땐
엔진구동·시트·휠 등 내맘대로
BMW도 인디비주얼 오더 통해
독특한 컬러·인테리어 선택 가능
롤스로이스는 '나만의 별자리'도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80./사진제공=현대차

자동차는 대량 생산의 상징과도 같다. 거대한 공장 안에서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표준화된 차들이 쏟아져 나온다. 지금까지 소비자의 선택권은 브랜드와 차종을 고른 뒤 몇 가지의 세부 모델을 고르는 정도. 이 과정에서 필수 편의사항과 옵션을 상위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이른바 ‘옵션질’이 소비자들을 분노케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에도 ‘맞춤형’ 서비스가 늘고 있다. 타인과 구분되길 원하는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택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는 더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자신만의 맞춤형 차량을 구성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세분화한 옵션과 사양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는 취지. 자동차 시장에도 이른바 ‘비스포크(Bespoke·주문제작방식)’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완성차 시장의 대표적인 비스포크는 현대자동차의 ‘유어 제네시스’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제네시스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부터 이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엔진, 구동 방식, 시트 배열, 외장 컬러, 휠, 내장 디자인 패키지, 편의사항 패키지 등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이 선택해 조합할 수 있는 GV80의 사양은 10만4,000개에 달한다”며 “고객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유어 제네시스를 통해 소비자는 원치 않는 사양을 충분히 배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대형 SUV에 어울리는 고인치 휠을 선택하려면 차량 자체를 상위 모델로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비자가 비싼 가격을 낼 수밖에 없도록 옵션을 설계했다. 하지만 GV80은 유어 제네시스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 모델과 관계없이 사이즈와 디자인이 다른 세 가지 휠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다른 요소에 구애받지 않고 휠에 대한 취향에 따라서만 휠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선택 장애’가 있는 소비자라면 ‘파퓰러 패키지’를 이용하면 된다.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네 가지 패키지(헤드업디스플레이, 하이테크 패키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I, 2열 컴포트 패키지)를 조합하고 이를 선택하면 각 사양을 개별적으로 선택했을 때보다 가격을 10% 낮출 수 있도록 했다.

BMW 인디비주얼 7시리즈 더 넥스트 100 이어스 에디션./사진제공=BMW코리아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들도 ‘비스포크’ 서비스를 도입했다. BMW는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조직인 인디비주얼 사업부를 별도로 두고 있다. 고객들이 BMW 차량을 구매할 때 인디비주얼 오더를 선택하면, 딜러사와 협의해 다양한 개성 있는 맞춤형 요소를 차량에 적용할 수 있다.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독특한 외장 컬러를 선택해 남들과 차별화를 할 수도 있고, 인테리어에 독특한 우드 트림을 삽입하거나 사이드미러의 프로젝션 등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가격이 높아지고 인도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BMW 관계자는 “인디비주얼 오더를 선택하면 차량 인도까지 약 6개월이 더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BMW 인디비주얼 프로그램은 현재 3, 5, 7, M, Z, X시리즈 등 다양한 BMW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

같은 BMW그룹 소속 브랜드인 미니에도 ‘유어스’라는 맞춤형 프로그램이 있다. 다양한 엔진 모델뿐 아니라 차량 외부 컬러, 루프 트림, 휠, 시트, 인테리어 재질 등을 고객이 취향따라 조합할 수 있다. BMW 관계자는 “까다로운 취향까지 만족시켜 미니 차량을 개인 취향을 반영한 하나의 작품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며 “차량 외부만 해도 300개의 다른 모델이 가능하고 인테리어는 370개 이상의 조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 고스트./사진제공=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프로그램의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사진제공=롤스로이스

최근 국내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최고급 럭셔리 카는 ‘비스포크’ 차량의 선두라고 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가 대표적이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다른 브랜드와 달리 모듈형이 아닌 완전한 1:1 맞춤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시트의 헤드레스트에 개인 또는 가족의 상징, 기업 로고를 수놓는 것도 가능하고, 빌트인 샴페인 쿨러 등 취미에 맞는 다양한 장치를 적용할 수 있다.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 천장에 자신의 별자리를 수놓을 수도 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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