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키움자산운용 대표./오승현기자
“과거 주식·채권 중심이었던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에 맞춰 올해는 인프라, 달러 MMF(머니마켓펀드), 5G 등 글로벌 유망섹터 펀드 등에 대한 상품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
취임 만 2년여를 맞은 김성훈(사진) 키움자산운용 대표는 올해 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키움증권에서 기관영업본부장, 키움운용에서는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치며 자타공인 ‘영업통’인 김 대표는 누구보다 투자자들의 니즈를 꿰뚫고 있다. 김 대표는 “저금리, 저성장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채권과 같은 전통적 자산에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취임 일성이 대체투자와 글로벌 자산 비중 확대였고 지난 2년은 그 실천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키움운용의 총 운용자산(AUM) 47조 6,360억원 중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 비중 14.5%(6조9,150억원), 또 글로벌 자산비중이 19.4%(9조2,206억원)까지 올라왔다. 이 두 부문은 2년 전 AUM 약 35조원 중에서 미미한 비중에 불과했다.
김성훈 키움자산운용 대표./오승현기자
올해는 특히 그중에서도 인프라와 달러MMF, 글로벌 유망 섹터펀드에 공을 들일 방침이다. 김 대표는 “대체투자본부에서 최근 인프라 부문을 따로 분리해 인력을 충원했다”며 “국내외에서 우량한 인프라 상품을 조달해 기관투자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서는 달러 상품 및 섹터펀드 등의 신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산가들일수록 달러화 보유 욕구가 강한데 달러 예금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달러 MMF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5G, OLED, 소부장 등 4차 산업이나 바이오와 관련한 글로벌 섹터 펀드 라인업 강화도 예고했다. 이미 운용중인 키움클로벌5G차세대네트워크펀드의 경우 지난 1년간 29%(언헤지 클래스)의 수익을 냈다. 김 대표는 “주식 상품은 시대 변화에 맞게 성장성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좋지만 특정 국가로 국한하면 변동성이 너무 크다”며 “특히 한국 증시는 외생변수에 너무 취약해 여기서만 투자해서는 승부가 안된다”고 글로벌 섹터 펀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공모펀드 부진과 관련해선 그는 “워낙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많이 줬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돈 되는 펀드’에는 돈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키움 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의 경우 연 10% 이상의 수익을 제공하면서 2018년 10월 출시 이후 현재 4,483억원까지 규모가 급증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그동안 투자한 전 세계 약 20여 개의 부동산의 임대료, 시세, 공실 등에 대해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 선제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그는 “ 지난 10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상승해 위험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외 부동산은 뉴욕 맨해튼이나 런던, 파리, 서울 4대문안과 같은 핵심도시의 중심상업지(CBD)위주로, 그중에서도 지분(에퀴니)나 메자닌(중순위)보다는 선순위대출 위주로 투자할 방침”이라며 “이런 핵심자산들은 잠시 하락하더라도 회복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리스크 관리를 위해 조직내 의사소통을 중시한다. 김 대표는 “중간 관리자뿐만 아니라 대리급이라도 실무자가 직접 내 방에 들어와서 설명하고 결재를 맡도록 한다”며 “무리한 영업 목표를 주는 사장은 위험한 사람인 만큼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책망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