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타다금지법 힘으로 밀어붙일 일 아니다

국회가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을 26일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해 논의할 모양이다. 법원의 무죄 판결로 ‘타다’에 붙었던 ‘불법’ 딱지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택시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타다금지법을 법사위에서 논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타다금지법을 둘러싸고 또다시 사회갈등이 재연될까 걱정스럽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연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객운수사업법을 고쳐 기어이 타다 서비스에 불법의 꼬리표를 붙이겠다는 뜻이다. 오는 27일 내지 다음달 5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해 자동 폐기되는 사태를 막으려는 의도다. 정치권이 초미의 관심사인 이 문제를 법사위에서 논의하기로 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택시 업계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타다 서비스의 활로를 열어줘야 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타다금지법의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개정안이 타다뿐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 전체의 법적 지위를 정의해주는데다 논란과 갈등이 더 이상 재연되지 않도록 제도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합법이라고 인정한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금지하는 법을 국토부가 통과시키려 한다”고 토로한 것은 이런 우려를 잘 반영하고 있다.

정치권은 택시 업계의 눈치를 살피며 법원이 합법으로 인정한 서비스를 금하는 법안 통과를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최소한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에 ‘타다’를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국토부도 정치권에 미뤄두고 뒷짐만 질 것이 아니라 법원의 판결을 반영해 모빌리티 산업의 큰 틀을 다시 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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