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22일 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함께 동작을 관내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실
24일 오전7시30분 서울 동작구 사당역 앞. 4·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 동작을 단수 후보로 지명된 나경원 의원의 손에는 ‘마스크 착용 꼼꼼하게, 손을 깨끗이 씻자’는 피켓이 들려 있었다. 구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구민 예방법이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출근 인사, 악수 등이 불가능해지자 선택한 간접 선거운동인 셈이었다. 23일 통합당 송파갑 후보로 단수 공천된 김웅 전 검사는 조만간 같은 당의 박인숙 의원을 만난다. 이 지역구가 박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곳인 만큼 그를 찾아 지역구 현황은 물론 선거전략까지 묻는다는 계획이다. 현직 의원으로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물어 4·15총선에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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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역구의 공통점은 통합당이 추구하는 ‘한강 벨트’의 중추를 담당한다는 점이다. 동작을은 나 의원이 보궐선거를 포함해 두 차례나 승리를 차지한 곳이다. 송파갑은 전통적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터라 통합당에 있어 이들 지역 수성은 ‘필요’가 아닌 ‘필수’다. 다른 지역구에 비해 두 곳에 대한 공천이 빠르게 이뤄진 점도 이를 증명한다. 반대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두 지역구는 수도권 승리를 위해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곳이다. 민주당이 아직 공천을 결정하지는 않았으나 후보군으로 오르내리는 인물의 면면이 화려하다. 현재 나 의원의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이수진 전 판사로 성사 시 ‘여성 법률가 간 맞대결’이 이뤄질 수 있다. 게다가 ‘조국백서’ 필진인 김남국 전 변호사 역시 동작을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송파갑의 경우 민주당 비례대표직을 사퇴했던 문미옥 전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경선을 신청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동작을 공천을 두고 “수도권은 특히 후보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나 의원이) 판사니 우리도 여성인 전문가 가운데에서 인물과 경력이 반듯한 사람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송파갑 지역은 보수세가 강하다”며 “되찾기 쉽지 않은 만큼 (당이) 공천에서도 신경을 쓰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에서 경쟁력 높은 후보를 내세움으로써 탈환을 노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인물 경쟁’에 통합당은 관록·패기의 인사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나 의원이 4·15총선에서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동작을에는 나경원이 있습니다’다. 그동안 발로 뛰고, 내 집안일처럼 지역구를 돌보면서 쌓은 평판을 앞세워 표심 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가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과정에서도 최근 직접 방역활동까지 나서는 점도 구민들에게 한층 더 다가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 전 검사는 민주주의·법치주의의 추락 등 반(反)문을 전면에 내세운다. 아울러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도 강하게 비판하는 등 경제까지 아우르는 법률 전문가로서 구민들에게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안현덕·김인엽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