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학위 가운 대여가 진행되던 24일 고려대 SK미래관 앞에 가운 대여 중지 공고가 붙어있다. /심기문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려대 졸업생들의 학위수여식이 취소된 데 이어 기념촬영을 위한 졸업 가운마저 입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학교 측에서 가운 대여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24일 고려대에 따르면 고려대 총무부는 지난 22일부터 진행하던 졸업가운 대여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날 졸업생들에게 보내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되고 교육부에서 졸업식 학위복 대여와 포토존 설치 자제를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고려대는 지난 10일 “공식적인 학위수여식은 취소하지만 졸업 분위기를 내기 위한 학위가운 대여와 포토존은 운영하겠다”며 2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졸업가운을 대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고려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대여 이틀 만에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학교 측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인생에 한 번뿐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졸업생들은 졸업 가운을 구하기 위해 수소문하고 있다. 결국 졸업생들은 궁여지책으로 학교가 아닌 학교 커뮤니티에서 가운을 구하고 있다. 학교에서 가운 대여를 중단하기 전 이미 가운을 빌린 교우들의 신세를 지기 위해서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가운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을 수소문하는 글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가운을 빌려주면 카페 기프티콘을 사례하겠다는 글도 더러 올라왔다. 커뮤니티를 통해 가운을 대여했다는 졸업생 임수민(26)씨는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이해는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많이 남았다”며 “인생에 한 번뿐인 날이기 때문에 가족, 친구들과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학생들 사이에 졸업가운을 주고받는 행위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총무부 관계자는 “학생들끼리 가운을 돌려 입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공식적으로 통제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일 캠퍼스 안을 소독하고 방역하는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모든 건물 출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의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손구민·심기문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