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땐 中企 고용에도 큰 타격"

■중기연구원 동향 보고서
中 공급망 망가져 부품조달 차질
대기업 생산감소 따른 실적 악화


중국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중국 공급망이 망가져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부품조달 차질은 물론 대기업의 생산감소에 따른 2차 피해도 예상되는 등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5일 중소기업연구원이 펴낸 2월 중소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중국 공급망이 크게 훼손되면서 국내 중소 제조업들의 어려움이 가시화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 연휴를 연장한 데다 고향으로 갔던 농민공이 공장으로 복귀하지 않으면서 현지 조업 차징과 중단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의 부품 조달 차질은 물론 생산 감소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중기연구원의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유탁 중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대중 소재·부품 수입 비중은 2001년 당시 9.4%였지만 지난해엔 30.5%까지 증가했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과의 하청·협력 관계 등을 감안할 때 중국발 부품공급 차질의 직접 영향뿐 아니라 대기업 생산 감소에 따른 2차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중국의 성장 위축에 따른 국내 중기의 수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특히 중국 수출 제품은 완제품보다 반제품, 부분품, 자본재가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국의 생산활동과 수출 부진이 심화되면 국내 중소기업의 2차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 등) 다른 질병 확산과 비교했을 때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14%에서 지난해 34%로 크게 증가했다”며 “한국 경제 역시 성장 모멘텀이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과 연계성 강화 등으로 부정적 파급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중국 수출 비중은 2002년 14%에서 지난해 25%로 크게 늘었다.

고용 부문에서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중소기업 고용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 중소기업 고용 악화도 우려된다. 중소기업(1~299인) 전체 종사자 중 서비스업 종사자 비중은 70%다. 더욱이 영세 서비스사업체(1~4인)는 내수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자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비중이 높아 고용 변동성 확대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정 책임연구원은 덧붙였다. 그는 “단기적으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중소 서비스업에 충격이 집중되는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소 수출과 제조업으로도 영향이 확산될 것”이라며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회복력을 높일 수 있도록 거시·미시적 정책 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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