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왼쪽 두번째) 한국전력 사장이 초전도 송전기술 상용화 사업 준공식에서 참석자들과 홍보관을 둘러보고 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쌓으며 실적 개선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 등 사회 문제 대응에도 경제계를 선도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 흥덕에너지센터(변전소)에서 세계 최초의 초전도 송전 상용화 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초전도 케이블은 ‘꿈의 송전망’이라 불리는 차세대 전력 송전 기술이다. 기존의 구리 도체를 초전도체로 대체한 케이블로 송전손실이 10분의 1 수준으로 저감된다. 송전용량은 기존 케이블 대비 5배 이상 높일 수 있어 저전압·대용량 송전이 가능하다. 선로 증설이 어려운 대도시와 과부하로 교체가 필요한 선로에 적합하다.
한전은 초전도 송전을 세계 처음 상용화하면서 관련 업계와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이 초전도 송전기술을 앞서 개발했으나 상용화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한전이 개발·준공한 23kV 50MVA 차세대 송전 시스템은 신갈-흥덕 변전소 간 약 1km 구간에 초전도 전력케이블을 활용한 송전기술을 상용화한 것이다. 1km 이상 구간에 초전도 송전망을 상용 구축한 한전은 세계에 거듭 기술력을 인정 받게 됐다. 초전도 송전 분야에서 미국은 610m 구간(138kV 574MVA), 일본은 250m 구간(66kV 200MVA)을 각각 실증 연구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의 초전도 상용화 사업이 성공하며 우리나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연말 발행한 백서에 ‘세계 최초 초전도 상용국’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미래 핵심기술인 초전도 분야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도록 노력하겠다. 향후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초전도 산업 선순환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송전 뿐 아니라 발전 분야에서도 차세대 기술 개발 성과를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한전은 최근 에너지기술연구원과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발전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해 흡수탑, 재생탑, 송풍기 등 여러 대형 설비가 필요해 설치비 부담이 크고 에너지 소모도 많았지만 이번에 개발한 ‘매체 순환 연소 기술’은 순도 100%의 수증기와 이산화탄소만 생성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 별도의 포집 설비도 필요치 않다.
한전은 또 세계적 에너지 기술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남 나주 혁신 산업단지에 ‘에너지신기술연구소’도 착공해 놓고 있다. 120여명의 연구 인력이 상주하게 될 한전의 에너지신기술연구소는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총 800억원이 투입된다. 한전은 광주·전남 등지의 협력업체들이 새로 건립될 연구소를 함께 활용하도록 문호를 개방해 국내 에너지 연구개발(R&D)의 저변도 넓혀나갈 계획이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