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동네마트서도 '사재기 조짐'…"라면·즉석밥 재고 부족"

서초·종로구 등 확진자 발생 지역서 두드러져
확진자 미발생 지역 마트서도 사재기 움직임

25일 서울 서초구의 한 기업형 슈퍼마켓의 라면 진열 매대 곳곳이 비어 있다./김혜린기자

“손님들이 전투식량 사듯 라면과 즉석밥을 쓸어담아 갑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늘면서 서울 시내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중소형 마트에는 생필품 사재기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양을 구입할 수 있는 대형마트는 물론 집에서 가까운 ‘동네 마트’에서도 사재기로 일부 품목이 품절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SSM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필품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식품코너 곳곳은 물건이 모두 팔려 텅 비어 있었다. 직원 김모씨는 “지난 주말부터 손님이 몰려와 계속 바빴다”며 “마스크뿐 아니라 쌀이나 라면 등 비상시에 대비한 먹을거리가 평소보다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반포2동의 한 SSM에서 만난 시민 이모(39)씨는 “계란이나 쌀, 떡국떡, 통조림 등 오래 두고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주로 구입하고 있다”면서 “평소보다 조금 많이 구입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고모(68)씨도 “마스크는 미리 사둬서 충분하지만 생필품은 충분치 않아 만일에 대비해 일단 사러 나왔다”며 “아직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미리 준비해두면 마음이 편하지 않겠냐”고 했다.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종로구에 위치한 중소형 마트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라면과 즉석밥, 우유 등 비상식량과 함께 휴지, 물티슈 등 장기 구비해두고 사용할 수 있는 위생용품이 평소에 비해 많이 팔려나갔다. 방문객이 끄는 카트에는 대부분 이러한 즉석조리 식품과 위생용품이 담겨 있었다. 라면 묶음을 카트에 넣던 방문객 김모(61)씨는 “가족들이 평소 라면을 자주 먹지는 않지만 혹시 몰라 사두려는 것”이라며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온 후로는 외식을 거의 하지 않고 하루 세끼 모두 집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속 발생하면서 이들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의 유통업체에서도 사재기 움직임이 포착됐다. 동대문구의 한 SSM은 최근 라면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손님이 늘면서 늘 재고 부족에 시달린다. 외식이 줄면서 가정에서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 판매도 크게 늘었다. 직원 박모씨는 “본사에 발주를 넣어도 라면이 예전처럼 잘 공급되지 않는다”며 “증정용 라면도 재고가 없어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조·김혜린·김태영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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