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미국법인인 ‘나비엔 아메리카’ 전경. / 사진제공=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이 대규모 투자를 일으켜 북미에 첫 공장을 짓고 보일러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선다.
경동나비엔은 920억원을 들여 미국 버지니아주 제임스시티 카운티에 동부 물류창고를 건설하고 이 부지에 2024년까지 공장을 건설하는 투자안을 26일 밝혔다.
생산공장 규모는 8만2,645㎡다. 공장이 준공되면 경동나비엔은 국내 평택, 서탄공장과 중국공장에 이어 미국에 처음으로 생산기지를 확보한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아직 생산능력을 얼마나 확보할지 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의 이번 투자는 북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경동나비엔은 2006년 미국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이후 콘덴싱 기술로 시장을 이끌어왔다고 평가받는다. 현재 북미 콘덴싱보일러 및 온수기 시장 1위다. 지난해 일반 온수기를 출시하고, 상업용 시장을 확대하는 등 북미시장에서 제품군을 늘려나가고 있다.
보일러업계에서는 1, 2위를 다투는 경쟁사 귀뚜라미의 최근 행보와 대규모 투자를 연결짓는 해석도 나온다. 귀뚜라미는 지난달 최재범 전 경동나비엔 사장을 대표로 영입했다. 경쟁사 대표 영입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최 대표는 북미를 비롯해 경동나비엔 해외사업 성장의 1등 공신이다. 경동나비엔 입장에서는 해외시장 후발주자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이번 투자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은 이번 투자를 통해 단기적으로 물류비 감소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를 기대한다. 장기적으로 버지니아주에서 항만 경제 및 인프라 개발구 교부금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현지에서적극적인 투자 유치 성과를 기대한다. 이상규 경동나비엔 미국법인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현재 캘리포니아를 통해 공급되던 물량을 미국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공장 건설은 북미 시장 공략의 마지막 단계로 구상해왔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